추천형 중심서 AI 일임으로 시장 재편
기금형 연금 도입 시 성장 경로 달라질 듯

로보어드바이저(RA) 자산운용 시장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이 직접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일임 서비스가 급성장하면서 시장 구조 변화도 감지된다. 다만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여부가 향후 성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6일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센터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RA 서비스 운용 금액은 1조26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9702억원)과 비교해 30% 늘어난 규모다. RA 서비스는 알고리즘의 운용 권한 범위에 따라 투자일임, 투자자문, 무료추천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AI가 포트폴리오 구성부터 매매,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분배)까지 수행하는 투자일임 부문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2월 기준 투자일임 운용 금액은 약 60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8% 증가했다. 반면 무료추천 서비스는 6% 늘어나는데 그쳤다. 기존에는 추천형 중심이던 시장이 자동 운용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이다. 이용자 구조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전체 RA 계약자(39만명) 가운데 투자일임 이용자 비중은 49%에서 54%로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무료추천 계약자 비중은 50%에서 46%으로 줄었다. 투자 판단을 직접 내리기보다 알고리즘에 맡기려는 수요가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확대 배경에는 증시 환경 변화가 자리한다. 최근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분산 투자와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자동화된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한 자금일수록 안정적인 운용을 기대하며 RA 활용이 늘었다.
다만 제도 변화는 변수다. 현재 퇴직연금은 가입자가 금융사와 계약을 맺고 직접 상품을 선택하는 구조로, 개인 계좌 기반의 RA 서비스 성장에 유리한 환경이다. 반면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노사 공동 수탁자 조직이 기금을 운용하고 전문 기관에 자산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여러 가입자의 자금을 통합해 운용하는 형태다. 이 경우 개인 단위 운용보다 대규모 자금을 중심으로 한 전문 운용이 확대되면서 RA 서비스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RA 기반 퇴직연금 투자일임 서비스 역시 제도 변화에 따라 성장 경로가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들이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 관리를 자동화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RA 투자일임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됐다”면서 “다만 퇴직연금 제도 개편 방향에 따라 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