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신용융자 다시 33조원 턱밑, 회전율 40% 돌파
짧고 빠른 단타장 심화

하루 전 8%대 급등했던 코스피가 2일 곧바로 급락세로 돌아서며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 이후 코스닥에 이어 코스피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극단적 변동성이 재연되면서 빚투와 단타 매매가 다시 시장을 흔들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4.65포인트(4.47%) 내린 5234.05에 장을 마쳤다. 전날 8.44% 급등하며 5478.70까지 치솟았지만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장 초반만 해도 간밤 뉴욕증시 상승과 미국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반등 기대가 이어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이후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며 하락폭이 커졌다.
오후 들어 변동성은 더 커졌다. 코스닥 시장에서 먼저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데 이어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걸렸다. 코스닥150선물과 코스피200선물이 각각 6.01%, 5.04%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는 지난달 23일 이후, 코스닥은 지난달 9일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도 급반등했다. WTI는 한때 97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106.36달러로 치솟았고, 브렌트유 현물도 108달러선 위로 뛰었다. 원·달러 환율은 15시 30분 기준 18.4원 오른 1519.7원을 나타냈다.
이날 급락은 최근 국내 증시가 얼마나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코스피는 3월 들어 3일 7.24% 하락, 4일 12.06% 급락 뒤 5일 9.63% 급등하는 등 널뛰기 장세를 이어왔다. 이후에도 9일 5.96% 하락, 10일 5.35% 상승, 23일 6.49% 하락했다. 전날 8.44% 상승 하는 등 최근 증시는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같은 널뛰기 장세 속에서도 개인의 레버리지 베팅은 다시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합산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월 31일 기준 32조9226억원으로 33조원 턱밑까지 불어났다. 지난달 5일 33조694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다소 줄었지만, 최근 반등 기대와 저가매수 심리가 겹치며 다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급락장에서 들어온 자금이 반등 구간에 추가로 붙으면서 신용잔액을 다시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손바뀜도 빨라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상장주식 회전율은 40.55%로 1월 31.29%, 2월 34.08%보다 크게 높아졌다. 회전율이 40%를 넘어선 것은 2023년 4월 이후 2년 11개월 만이다. 한 달 새 상장주식 10주 중 4주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의미로, 그만큼 단타 매매가 급증했다는 뜻이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중장기 보유보다 치고 빠지기가 늘어난 셈이다.
대기자금의 흐름도 이 같은 장세를 뒷받침한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상품을 매매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입금해 둔 자금으로, 증시로 들어올 자금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올해 초 코스피 상승 기대감 속에서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났던 예탁금은 최근 빠르게 줄었다. 그럼에도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43조8547억원으로 지난해 월별 최대치였던 27조원을 크게 웃돌았다. 신규 자금 유입보다 기존 자금이 더 짧고 빠르게 돌며 순환매와 단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연설은 국내 증시의 단기 변동성을 키웠지만, 확전 선언보다는 협상 압박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며 “앞으로 증시는 발언 자체보다 협상 진전 여부와 유가 흐름에 더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지수 베팅보다 안보·공급망 변수에 강한 업종 중심 대응이 유효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