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자동 조정하는 생애주기펀드(TDF, 타깃데이트펀드)가 지난해 말 순자산 25조원을 돌파했다. 수익률 역시 퇴직연금 전체의 두 배, 디폴트옵션의 네 배에 달했다. 감독당국은 TDF가 노후자금 운용의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해외 특정 국가 쏠림을 막는 방향으로 제도 손질에 나설 계획이다.
금감원은 31일 TDF의 작년 말 순자산이 25조6000억원으로 2024년 말보다 55.2% 늘었다고 밝혔다. 2018년 말 1조4000억원 수준이던 시장이 8년 만에 18배 이상 커진 셈으로, 그만큼 TDF가 연금 자산 운용의 대표 상품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운용 성과도 뚜렷했다. 지난해 TDF 전체 수익률은 13.7%로 퇴직연금 전체 수익률 6.5%의 두 배를 웃돌았다. 원리금보장형 상품 편중으로 수익률이 낮았던 디폴트옵션 3.7%와 비교하면 약 네 배 수준이다. 목표 시점이 먼 TDF일수록 위험자산 비중이 높아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자산 배분의 쏠림 현상도 확인됐다. 지난해 말 기준 TDF의 미국 투자 비중은 평균 43%였고, 일부 상품은 80.1%에 달했다. 반면 국내 투자 비중은 평균 4.4%에 그쳤다. 같은 목표 시점을 내건 상품이라도 자산 구성과 운용 전략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점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특정 해외 국가에 대한 주식·채권 투자 비중을 각각 80%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특정 국가 편중 투자가 시장 변동 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규정이 주식 투자 한도만 두고 있어 다른 위험자산에는 제한이 없는 것으로 비칠 수 있었던 만큼, 이를 안전자산 비중 기준으로 바꿔 명확히 하기로 했다.
투자자 설명 방식도 손본다. 앞으로 TDF 운용전략은 도표와 그래프를 함께 넣어 설명하고, 투자목표 시점을 포함한 5년 단위별 위험자산·안전자산 목표 비중도 명시해야 한다. 또 적격 TDF는 상품명에 ‘적격’을 넣어 한눈에 구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적격 TDF는 퇴직연금 위험자산 투자한도 70%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적립금 100%까지 편입이 가능한 상품이다.
금감원은 투자자들에게 TDF를 고를 때 국가별 투자 비중, 환헤지 여부, 위험자산 편입 비중, 총보수 수준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으로도 적격 TDF 인정 기준을 세밀하게 조정하고, 통합연금포털에서 상품 비교 기능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