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의 전쟁 긴장감이 최고조 달하는 국면에서 코스피 지수가 직전 저점을 다시 확인하는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375.45포인트(6.49%) 하락한 5405.75에 거래를 마치며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지난주 전쟁 진행 상황에 따라 1거래일 만에 280(3월18일) 넘게 올랐다 160(3월19일) 넘게 빠지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48시간 이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없을 경우 전력 인프라를 타격하겠다 위협했고, 이란은 에너지 시설이 공격당한다면 주변 걸프국을 겨냥한 공격을 확대하고, 호르무즈 해협도 완전히 폐쇄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여기에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란이 사실상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를 위해 나토 회원국과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이 결집할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간) 밝히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양상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후통첩과 동시에 이란산 원유 제재를 일시 완화하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엇갈린 행보는 극단적인 위협을 가하는 동시에 자신의 핵심 관심사인 유가를 관리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해석된다.
때문에 미국의 실제 군사력이 이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유가와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흔들릴 경우 그의 태도가 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현재 가장 우려되는 극단적 시나리오로 미군의 카르그섬 등 영토 점령 개시 이후 중동 전반의 원유 공급이 전면 차단되는 상황을 짚었다. 미국이 이스파한 핵물질 회수 작전까지 강행할 경우 인명 피해 확대와 함께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중동 전체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는 이런 불확실성이 선반영될 경우, 코스피는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개시 한 후 장 중 저점을 기록했던 5059(3월4일)와 5096(3월9일) 선을 다시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국형 공포지수로 통하는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 역시 전쟁 직후 80.37까지 치솟은 뒤 하락해 62.80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40~50 이상이면 매우 높은 수준의 시장 경계감으로 평가한다.

반면 48시간 이후에도 군사 작전이 시행되지 않고 원유 수급이 원활하게 유지되는 완화적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경우 코스피는 '더블 바텀(이중 바닥)'을 형성한 뒤 5500선 중반에서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거나 안도 랠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2분기는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본격적으로 실물 경제에 전이되는 시기인 만큼 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시장은 오는 4월에서 6월 내내 유가와 물가 지표를 바탕으로 연준(Fed)의 판단을 재평가하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트럼프의 패턴은 최대 압박 후 시장 반응을 확인하며 완화 카드를 병행하는 것이었다"며 "전쟁에 대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현 시점은 에너지 충격이 일부만 진정되더라도 이후 안도감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쟁 장기화보다는 4주에서 6주 정도, 즉 앞으로 3주 안에 전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 시나리오를 메인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금리와 연준의 타이트한 정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쟁을 오래 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