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진 코스피, 빚투 33조 다시 최대…공매도 실탄 154조

입력 2026-03-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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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매수세 재유입에 신용잔고 고공행진
고환율·고유가 충격 속 공매도 대기물량 확대

▲구글 노트북 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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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 우려가 국내 증시의 불안 심리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하자 개인투자자의 ‘빚투’는 사상 최대 수준인 33조원대로 다시 불었다. 공매도 실탄으로 쓰이는 대차거래 잔고도 154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까지 쌓였다. 전쟁이 키운 변동성 장세 속에서 저가매수와 하락 베팅이 동시에 커지며 코스피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일 기준 33조48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5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 33조6945억원에 다시 근접한 수준이다. 중동발 충격이 본격화한 뒤 한때 31조원대까지 내려갔던 신용잔고는 개인 저가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면서 재차 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투자자가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하지만 지수 급락 시 반대매매 매물이 쏟아지면 지수를 추가로 끌어내리는 ‘빚 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투자자가 빌린 돈으로 산 주식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한다. 이 과정에서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악순환이 발생해 하락장이 가속화될 위험이 크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은 전쟁발 급락을 위험보다 기회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실제 코스피는 이달 들어 하루 5% 안팎씩 급등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반복했다. 3일 7.24%, 4일 12.06% 급락한 뒤 5일에는 9.63% 급반등했고, 9일 5.96% 하락 후 10일 5.35% 상승했다. 18일에는 5.04% 급등했지만 19일 다시 2.73% 밀렸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31%오른 5781.20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이란 전쟁이 촉발한 유가와 환율 불안이 지수 변동성을 키웠다. 국제유가는 장중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고,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1500원대에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원 내린 1500.6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이틀 연속 15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국 증시는 에너지 가격과 환율에 모두 민감한 구조여서 이런 충격은 곧장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결된다. 최근 신용융자 잔고가 다시 최고권에 근접했다는 것은 개인들이 단기 충격보다 반등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락 베팅을 염두한 자금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대차거래 잔고는 18일 기준 154조24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려 공매도에 활용하는 거래여서, 잔고가 늘수록 향후 공매도 대기 물량도 많아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개인은 빚을 내 사들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주식을 빌려 팔 준비를 하는 자금이 함께 늘고 있는 셈이다.

다만 20일 들어서는 전쟁 장기화 우려를 다소 덜어내는 신호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추가 공격 자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전쟁 조기 종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장중 불안 심리는 일부 완화됐다. 다만 이를 추세적 안정 신호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지정학 변수 하나에 유가와 환율, 주가가 동시에 흔들리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국면이 이어지며 코스피가 지정학 뉴스플로우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증시의 펀더멘털 동력은 유지되고 있다”며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 상승세와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밸류업 공시 등이 이어지는 만큼 대외 변동성이 완화되면 국내 증시의 상승 동력이 다시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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