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산업이 소프트웨어·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 소비자 절반 이상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보이며 차량을 '진화하는 플랫폼'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국 딜로이트그룹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 딜로이트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11월 전 세계 2만855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의 57%가 SDV의 높은 유용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81%), 동남아시아(71%), 중국(68%) 순으로 긍정 인식이 높은 반면 미국(41%), 영국(38%), 일본(33%), 독일(33%) 등은 절반 이하에 머물러 국가 간 인식 격차가 나타났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에 대한 수용 의지도 높았다. 한국 소비자의 85%는 OTA 업데이트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정기적인 업데이트로 차량 기능과 성능이 개선될 경우 현재 차량을 더 오래 보유하겠다는 응답도 59%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소비자들은 차량 및 보행자 자동 감지, 충돌 감지 긴급 지원 등 주행 안전 기능과 관련된 커넥티드 서비스에 대해 높은 추가 지불 의향을 보였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선호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소비자들의 차종 선호는 내연기관(41%)과 하이브리드(HEV, 27%)에 집중됐으며 전기차(BEV) 선호는 11%에 머물렀다.
한국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이유로는 연료비 절감(55%)이 가장 높았고, 환경 우려(35%), 유지·관리 비용 절감(34%)이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독일·영국은 환경훼손 우려와 정책 요인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반면, 중국·인도·동남아는 충전 인프라·라이프스타일 경험 등 실용적·체감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우려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충전 시간, 주행 거리, 배터리 비용 순으로 나타났지만 한국은 배터리 기술에 대한 안전(50%)을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운 날씨에서의 주행 성능 저하(39%), 충전 소요 시간(38%)도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브랜드 선택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다음 차량 구매 시 브랜드를 변경하겠다고 답한 한국 소비자 비율은 전년(63%) 대비 8%포인트 감소한 55%로 집계됐다. 차기 차량 구매 시 자국 브랜드를 선택하겠다는 비율도 57%로 전년(48%)보다 증가하며 국산차 선호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선택 기준으로는 차량 성능(54%)이 가장 높았으며, 차량 내구성(49%), 가격 경쟁력(43%)이 뒤를 이었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브랜드 이미지보다 실제 제품 경쟁력과 품질을 중심으로 차량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완성차(OEM) 업체들의 경쟁력이 단순한 전동화 기술을 넘어 신뢰·소프트웨어·서비스를 통합한 모빌리티 생태계 운영 역량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지역별 전기차 수요 격차를 고려한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 고도화 △신뢰 기반 데이터·커넥티비티 전략 구축 △지속적인 가치 제공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략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태환 한국 딜로이트그룹 자동차 산업 리더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 전환 속도의 차별화, 브랜드 충성도의 재편, 커넥티드 데이터 신뢰 이슈, SDV 확산 등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가 OEM 기업들이 소비자 요구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기반 수익 모델과 품질·서비스 등 핵심 과제를 살펴보고 향후 전략을 고민하는 데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