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톡!] 복잡한 가업승계 제도, 철저한 준비 필요

입력 2026-03-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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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세무법인 센트릭 세무사

가업상속(가업승계)를 받기 위해서는 요건을 갖춰야 한다. 우선 피상속인(증여자)이 10년 이상 가업을 경영해야 하며, 상속인(수증자)은 승계 후에도 5년간 사후관리를 받아야 한다. 5년 동안 업종을 바꾸거나, 고용 인원을 대폭 줄이거나, 가업 자산을 처분해서는 안 된다. 만약 사후관리 요건을 위반하면 감면받았던 세금에 이자까지 더해 추징당할 수 있다.

최근 국세청이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베이커리 카페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세무사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 사태는 우리 세법의 경직성과 가업승계 제도의 복잡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다.

1. ‘제조냐 서비스냐’, 업종 분류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이번 조사의 핵심은 ‘업종 분류’에 있다. 가업상속공제는 법에서 정한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에 혜택을 준다. 하지만 대형 베이커리 카페의 경우,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굽는 ‘제조업’인지, 아니면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업’인지에 따라 공제 여부가 갈린다.

문제는 현대의 비즈니스 모델이 융복합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조와 서비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과거의 잣대로 업종을 제한하는 것은 기업의 영속성을 돕는다는 제도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 원활한 가업승계를 위해서는 시대 변화를 반영하여 대상 업종을 폭넓게 확대하고, 업종 변경에 대한 유연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2. 비사업용 토지 제외, 실효성 없는 ‘반쪽짜리’ 공제

이미 세법 개정으로 인해 가업상속재산에서 ‘비사업용 토지’가 제외되고 있다. 사업자가 공장이나 매장 인근 부지를 미래 확장이나 주차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음에도 ‘사업용’ 잣대를 들이대면 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특히 부동산 비중이 높은 개인 사업자나 중소기업의 경우, 토지 일부가 공제에서 제외되면 상속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 결국 사업체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가업의 실질적 유지를 돕기 위해서는 사업용 자산의 범위를 보다 현실적으로 획정할 필요가 있다.

3. 증여세 과세특례와 상속공제, 나에게 맞는 옷은?

납세자들이 가장 많이 혼동하는 부분이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와 ‘가업상속공제’의 차이이다. 개인 사업자는 가업상속공제만 가능하며, 증여세 과세특례는 적용받을 수 없다.

베이커리 카페 전수조사는 결국 ‘준비되지 않은 승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고하고 있다. 세법은 복잡하고 국세청의 칼날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우리 가족의 땀방울이 담긴 사업체가 대를 이어 번창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면밀한 세무 진단과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

세무법인 센트릭 강정호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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