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었지만 지갑은 닫혔다…적자가구 6년 만에 최고

입력 2026-03-0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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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성향 4년 만에 최저
적자가구 비율 6년 만에 최고
100만원 미만 가구, 외로움 1.7배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지난해 4분기 고소득층은 번 돈을 덜 썼고, 저소득층은 네 집 중 한 집 이상이 적자 살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격차는 소비 여력뿐 아니라 외로움 체감도와 인간관계 만족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소득 수준에 따라 소비 여건과 삶의 질 지표가 엇갈린 모습이다.

2일 국가데이터처의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54.6%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4분기 기준 202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5분위 가구의 월평균 명목 처분가능소득은 936만1000원으로 5.0% 증가했고, 근로소득도 8.7% 늘었다. 반면 소비지출 증가율은 4.3%에 그쳤다. 가구당 월평균 흑자액은 425만 원으로 5.9% 늘며 2년 연속 400만 원대를 기록했다. 일회성 상여금 증가 등이 소비보다 저축 확대로 이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전체 가구의 25.0%는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적자 상태를 기록했다. 네 집 중 한 집꼴이다. 적자가구 비율은 201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다. 고물가 영향으로 소득 증가 속도보다 지출 증가 폭이 더 컸던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58.7%로 60%에 육박했다. 2년 연속 상승세다. 2~4분위에서도 적자가구 비율이 높아졌지만, 상위 20%인 5분위는 7.3%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자 부담도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13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11.0% 증가했다. 4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이자비용도 3만200원으로 처음 3만 원을 넘어섰다.

소득 격차는 정서적 지표에서도 드러났다. 월평균 소득 100만 원 미만 가구의 외로움 체감도는 57.6%로 전체 평균(38.2%)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600만 원 이상 가구(33.0%)와 비교하면 1.7배 수준이다.

100만 원 미만 가구 중 12.0%는 외로움을 ‘자주’ 느낀다고 답해 다른 소득구간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소득이 늘어날수록 외로움 체감 비율은 단계적으로 낮아졌다. 인간관계 만족도 역시 100만 원 미만 가구는 37.8%에 그쳤지만, 600만 원 이상 가구는 65.7%로 1.7배 높았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에서 외로움 체감도가 52.2%로 가장 높았다. 최저 소득 구간에 은퇴 고령층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노인 빈곤과 사회적 고립이 함께 나타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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