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편차도 심했다. 서울은 강남·서초 같은 전통 코어를 넘어 성동, 영등포, 광명, 안양 등 코어를 추종하는 축까지 고분양가에도 완판을 기록했고, 지방 역시 부산 해운대·수영·동래, 대구 수성구처럼 도시의 핵심 축만 살아남았다. 입지 구조가 수요를 가르는 기준이 된 것이다.
이 흐름은 청약통장 가입 또는 해지에도 영향을 주었다. 당첨 가능성과 가격 부담 앞에서 포기하며 해지하는 사람과, 그럼에도 구조적 기회를 노리며 새로 가입하는 사람이 동시에 존재했다.
강남권,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3기 신도시), 지방 일극지.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충족하면 수요가 붙었고,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밀려났다. 2025년은 청약이 더 이상 기대나 분위기가 아니라, 구조를 읽는 게임이 되었음을 분명히 보여준 해였다.
올해는 이 양극화 구조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우선 금리는 완만한 하향 가능성이 있지만, 과거처럼 초저금리 시대로 돌아가긴 어렵다는 점이다. 여러 지역의 동시 다발적 과열을 촉발할 정도의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현 정부의 다주택자 억제책과도 맞물린다. 추가로 주택을 구입할 자금은 예·적금 또는 주식시장으로 이미 흘러간 지 오래다. 코스피지수도 6000을 돌파해 질주하고 그 결과 수많은 주식부자가 탄생했다면,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일부 또 부동산 시장으로 다시 흘러 들어온다. 에셋파킹인 것이다. 이러한 순환이 각 지역과 권역 내 ‘일극지’로의 선호 현상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어 간다.
둘째 입주물량 감소다. 2026~2028년 입주물량 감소는 이미 확정된 착공 물량 축소의 결과다. 주택 공급은 착공 이후 준공·입주까지 평균 3~5년의 시차가 있는데, 2021년 이후 착공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실제로 전국 주택 착공은 2021년 약 58만 가구에서 2022년 38만 가구, 2023년에는 24만 가구 수준까지 축소되었다.
이 영향으로 2026년 전국 입주물량은 약 18만 가구 수준으로 전망되며, 이는 2025년 대비 20% 이상 감소한 수치다. 특히 민간 분양 비중이 높은 수도권과 서울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입주 공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이후 주택 시장에서는 지역별 수급 불균형과 가격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서울 및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수도권 신축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신규 분양에 대한 선호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셋째 3기 신도시 본게임이 시작된다.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주요 3기 신도시에서 본격적인 공급이 이어지며, 청약 시장의 무게중심은 다시 한번 정책 주도의 신도시로 이동하게 된다. 다만 과거와 같은 민간 중심의 대량 분양 구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행 공급 정책 기조상 공공 주도 비중은 유지되거나 확대될 예정이다. ‘LH시행’이라는 아직은 뚜렷하지 않은 형태의 공급도 예정되어 있다.
예전처럼 당첨만 되면 오르는 청약시장은 끝났다.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해 리스크를 분산하던 시대도 정책과 제도 변화에 따라 사실상 지나갔다. 이제 청약은 수량의 게임이 아니라 선택의 게임이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한 채를 고르고, 그 선택이 중장기적으로도 최선이 될 수 있는지를 동시에 검증해야 한다. 2026년 청약 시장을 준비하는 자세는 기다림이 아니라 정확한 판단과 신속한 결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