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횡포 터져도 지지율 고공행진
‘경쟁부재 폐해’ 국민각성 계기되길

“쿠폰이 팡팡 쏟아진다”에서 이름을 지었다는 쿠팡이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는 창업 초기에 비해 180도 달라진 것 같다.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는데도 노출이라 우겼다. 개인정보 영역에서는 통할 수 없는 억지 논리를 소비자에게 우격다짐으로 밀어 넣었다.
같은 논리가 더불어민주당에서 재연됐다. 민주당에서 지방의회 출마자를 상대로 금품수수가 있었다는 제보가 있었다.
그러자 대변인은 “국민의 힘에서나 있을 법하다”라고 했다. 의원 개인의 비리 의혹을 정당 간의 “도덕성 대결”로 확장시켜 방어하겠다는 프레임 전환의 논리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될 일을 억지논리로 막으려다 ‘제2의 차떼기 정당’으로 프레임이 고착될 걱정을 안게 됐다.
쿠팡의 갑질은 상상을 초월한다. 검색·추천 영역에서 로켓배송, 자사(PB) 상품을 상단에 반복 노출시키고 광고를 안 하면 노출이 안 되게 했다는 증언도 많다. 대규모 할인비용을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거래조건의 일방성은 일상이 됐고 약관·정산에서도 협상력 격차를 무기로 사실상 종속관계를 형성해 왔다.
민주당의 지방의원 공천과정도 갑질의 전형이다. 지역주민을 대변해야 할 지방의원들이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들의 개인비서나 집사로 전락했다. 금품을 전달하는 관행도 만연했다. 어느 서울시 의원이 출마하기 위해 국회의원에게 건넸다는 돈은 1억 원이다.
구의회 부의장의 법인카드는 국회의원의 부인이 썼다. 국회의원 자녀의 민원을 위해 입시브로커를 소개한 것도 지역구 지방의원이었다. 노예제도가 민주당에서 부활했다.
쿠팡의 전유물이 된 새벽배송은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들었지만 강도 높은 육체노동을 수반한다. 국내 새벽배송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는 쿠팡에서 유독 사망사고가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20대는 체력이 있어 버티지만 난도는 낮고 강도는 높은 단순작업을 반복하면 마모되는 것이 인간의 신체라고 의사들은 경고한다.
의원 보좌관도 혹사당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회기 중 수면 시간은 2~3시간에 불과할 때가 흔하다. 선거기간 중에 눈과 비를 맞으며 밖에서 헤매는 경우는 쿠팡의 배송기사나 다를 바가 없다.
52시간제를 심의하던 어느 국회의원은 자기 보좌관은 70~80시간을 일한다고 했다. 괜찮으냐고 했더니 그래야 나라가 돌아간다고 했다. 쿠팡 경영진의 배송기사를 대하는 태도나 국회의원들의 보좌관을 대하는 태도는 ‘도긴개긴’이다.
쿠팡의 김범석 의장은 ‘실질적 지배주주’이면서도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의 적용범위 밖에 있다. 미국 국적자, 통상마찰 등의 이유로 국내법상의 규제를 비껴갔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경찰의 수사도 통상의 처리과정을 비껴갔다. 피의자 소환은 미뤄지기 일쑤고 허위사실 유포는 손도 못 대고 있다. 대장동 항소포기 사태와 관련한 고발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거짓으로 변명하고 책임은 회피하되 과실은 즉각 따먹는 행태는 쿠팡의 의장이나 민주당의 의원이나 다를 바 없다.
외국기업 쿠팡의 국내시장 독점은 ‘유통산업 발전법’이라는 규제로 가능했다. 월 2회 의무휴업이 있고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온라인 배송도 할 수 없다. 대항마인 신세계(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손이 묶여 있는 사이에 쿠팡은 ‘로켓배송’을 앞세워 물류망을 장악했다.
쿠팡의 오만한 행태는 압도적 시장 지배력의 발로다. 쿠팡이 미워도 대안 없는 국내 고객들은 지금도 쿠팡을 찾는다. 쿠팡이 시장을 독점한 때문이다.
정치시장에서 민주당의 독점도 다를 바 없다. 공무원을 사병 부리듯 해도, 매관매직(賣官賣職)의 사례가 알려져도, 성추행 문제가 불거져도, 돈 봉투가 공공연히 뿌려져도, 공익법인의 후원금을 횡령해도, 부동산 투기를 해도 지지율은 변함이 없다. 그 힘은 계엄이라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자살골’이 직접적이었고 국민의힘이 보여준 지리멸렬한 대응이 민주당의 지지율을 더 높여줬다.
정부여당이 미워도 절반 가까운 민심은 갈 곳이 없다. 시장은 있으나 유효한 경쟁이 사라져 버린 탓이다. 민주당은 지금 정치시장을 실질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경쟁의 부재와 이로 인한 독과점의 혜택을 쿠팡이나 민주당이나 모두 마음껏 향유하고 있다. 오만해진 쿠팡과 민주당, 무시당하는 고객과 민심, 독점의 폐해는 결국 나라와 국민에게로 귀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