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4시간 잠들지 않는 ‘K-로비’…수백억 쏟아붓고도 ‘재시험대’ [워싱턴, K-로비전 2.0]

입력 2026-02-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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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미 로비 활동비 전년比 14%↑
보조금ㆍ공급망 등 美산업정책 대응
단순 통상 넘어 기업 생존전략으로 부상
관세 리스크 커지자 워싱턴 접점 불가피

한국 기업들이 지난해 트럼프발(發) 관세 폭풍이 몰아치는 워싱턴 정가에 쏟아부은 로비 활동 규모가 50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린 주요 기업들이 단순한 통상 대응을 넘어, 불확실성을 잠재우기 위한 ‘민간 외교전’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2일 본지가 국내 주요 5개 그룹(삼성·SK·LG·현대차·한화 등 계열사 포함) 미국 상원에 제출한 로비공개법(LDA)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그룹은 지난해 총 3257만 달러(약 478억 원)를 대미 로비 비용에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14%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이들 그룹의 로비 활동은 단순한 대관 업무를 넘어 관세 정책과 보조금, 공급망 재편, 통상 규제 등 미국의 산업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특히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기조와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현지 투자와 함께 정책 대응 차원의 로비가 병행됐다는 평가다.

그룹별로 보면 반도체와 배터리, 조선 등 미국 산업 정책과 밀접한 사업을 폭넓게 영위하고 있는 삼성그룹의 로비 지출이 가장 많았다. 삼성은 지난해 총 956만 달러(약 140억 원)를 지출하며 2024년에 이어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삼성 반도체, 삼성SDI, 삼성중공업, 이매진(삼성디스플레이 자회사) 등의 비용을 합산한 결과다.

LG그룹은 295만 달러(약 38억 원)로 5개 그룹 중 가장 적은 지출 규모를 기록했지만, 증가 폭은 60%로 가장 컸다. 조기 일몰 우려가 제기됐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조항이 2032년까지 유지되는 등 일부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로비 비용은 절반 넘게 줄었지만,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로봇 등 사업을 확장 중인 LG전자는 비용 집행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또 LG화학이 새롭게 5만 달러의 비용을 집행하면서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현대차그룹의 로비 지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이슈와 맞물리며 로비 금액은 전년 대비 31% 가까이 늘어난 624만 달러(약 92억 원)를 기록했다. 반도체(SK하이닉스)와 배터리(SK온)를 중심으로 대응에 나선 SK그룹은 전년 대비 4.7% 늘어난 742만 달러(약 109억 원)를 집행했다. 태양광(한화큐셀)과 조선(한화오션), 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분야 등 미국 사업 확대에 나선 한화그룹은 전년 대비 2.2% 늘어난 640만 달러(약 94억 원)를 기록했다.

문제는 트럼프발(發)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이유로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한·미 무역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기업들 사이에서는 대미 로비가 단순 정책 모니터링을 넘어 관세 리스크에 대한 방어 성격이 굳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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