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와 현대자동차 같은 굴지의 기업들이 인간의 섬세한 동작을 거의 완벽하게 구현하는 ‘휴머노이드(Humanoid·인간형 로봇)’들을 선보인 것이다. 휴머노이드는 오래전부터 로봇 공학에서도 어려운 난제로 통했다. 그래서 인간의 일부 기능을 대체하거나 기존에 있던 기계의 기능을 자동화하는 ‘로봇팔’과 같은 산업용 로봇들이 대세를 이루었다.
하지만, AI 기술 발달로 인해 인간의 신체와 인지 기능을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인간형 로봇들이 생산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이들은 아직은 어수룩하지만, 놀라운 속도로 스스로 인간의 언어, 동작과 행동을 학습하게 될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로봇이 인간 노동력의 80%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11월 ‘AI 안전 정상회의’에서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2026년부터 범용 AI인 ‘AGI’가 상용화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런 AGI를 물리적으로 활용하는 로봇들로 인해 인류의 생산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물질의 희소성이 종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종국적으로 인류가 노동으로부터 해방되고 오늘날 최저 생계유지를 위한 ‘기본 소득’이 아닌 ‘보편적 고소득’이 확립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AI 기술이 주목받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하는 대한민국의 반도체 증시도 연이어 활황이다.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생산하는 D램(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들은 AI 도약 시대가 우리에게 핑크빛 미래를 안겨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일론 머스크가 말한 ‘보편적 고소득’은 절대 보편적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결국에는 고도의 AI 기술과 인프라를 획득한 국가들이 그 수혜를 독점하게 될 것이다.
현 상황을 봤을 때, 일론 머스크가 말하는 무한 생산성의 수혜를 볼 국가들 중에 대한민국은 없는 것 같다. 한국의 AI 기술 발달 정도는 절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과는 0.5배, 미국과는 무려 5.9배의 기술격차가 존재한다.
장차 AGI 발달로 인해 본격적으로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양자 컴퓨팅을 보면 더욱 절망적이다. 한국의 양자 컴퓨팅 기술은 주요 선진국들 가운데 최하위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위기는 기회다’, 혹은 ‘전화위복’이라는 말에 익숙하다. 이 말은 반대로 뒤집어보면 기회가 오히려 위기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개인이 되었든 국가가 되었든 지금 주어진 이득에만 매몰되어 다른 가능성을 열지 못한다면 그 기회의 물결이 끝났을 때, 위기가 닥치게 된다. 지금 당장 주어진 반도체 호황에만 매몰되어 AI 도약 시대의 핵심적인 기술 계발에 매진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뒤처지고 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