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등에 업고 '코스피 5000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지수 하락에 거액을 베팅하는 이른바 '곱버스(인버스 레버리지)' 매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수의 가파른 우상향 곡선과는 대조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에 거액을 베팅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고점 공포'가 확산하면서 지수가 떨어질 때 수익을 얻는 인버스 상품으로 개미들의 뭉칫돈이 쏠리고 있다. 이는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하는 낙관론에 맞서 개인들이 일종의 '헤지(위험 분산)' 혹은 '역발상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2일부터 20일까지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4125억 원어치나 사들였다. 같은 기간 'KODEX 인버스' ETF에도 1536억 원의 순매수세가 유입되며, 인버스 관련 2종 상품에만 총 5661억 원 규모의 베팅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은 역시 연일 급증 추세다. 이달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품의 일평균 거래량은 약 12억 6208만 주로, 지난달(6억 8076만 주) 대비 85% 가량 증가했다. 단기 반등을 노린 매매와 손실 구간에서의 물타기 수요가 합쳐지며 단타 거래가 늘어난 모습이다.
하지만 성과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1개월 수익률은 -37.46%를 기록하고 있다. 3개월 수익률은 -49.19%, 6개월 수익률 -66.57%, 1년 수익률 -81.28%를 기록 중이다. KODEX 인버스의 수익률 역시 1년 -20.77%, 3개월 -27.72%, 6개월 -40.97%, 1년 수익률 -54.97%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개미들의 행보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장밋빛 전망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상단 목표치를 기존 4600에서 5650으로 대폭 수정한 바 있다. 5000선을 훌쩍 넘는 이 같은 목표치는 반도체 업황의 장기 호황과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의 결실이 반영된 수치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과열'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한 것이 곱버스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단기간에 지수가 쉼 없이 오르면서 기술적 조정을 예상하는 시각이 늘어난 탓이다. 과거 상승장 이후 찾아왔던 조정 국면에서 손실을 봤던 학습 효과가 인버스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관의 '밀어올리기'와 개인의 '내려치기'가 팽팽하게 맞붙는 형국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 "장이 오르면 항상 인버스에 투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인버스 상품은 헤지 상품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약간 방어적인 측면에서 세울 때 하는게 중요한데 개인 투자자들 같은 경우는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사하는 측면보다는 베팅적인 측면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