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 앞세워 기술 격차 벌려
전문가 “제조·문화·서비스 산업 AI 결합…경쟁력 키워야”

최근 한중 정상회담 직후 양국 간 인공지능(AI) 및 콘텐츠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IT·AI산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중국은 AI 등 IT 분야에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오면서 한국을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한국이 잘하는 분야를 내세우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IT업계에 따르면 한중 정상회담 직후 양국 정부 간 체결된 IT·콘텐츠 관련 양해각서는 큰 틀에서 3개다. 소프트웨어 개발, 사이버보안, 디지털 경제 전반에 걸친 정책 공조를 골자로 한 디지털 기술 협력이 대표적이다. 특히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첨단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의 공동 연구, 표준화 협의, 인력 교류가 주요 내용으로 거론된다. 또 IT·디지털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의 중국 시장 진출 지원, 공동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운영 등이 담긴 중소기업·혁신 분야 협력과 콘텐츠 산업의 핵심인 저작권·특허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지식재산 분야 심화 협력·국경 지식재산권(IP) 보호도 존재한다.
K콘텐츠 IP와 게임 등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사이버 보안, AI 정책 공조는 물론 중소기업과 혁신 스타트업 지원, IP 보호 강화 등 중국과 전방위적인 협력의 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중국 AI 경쟁력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AI 핵심산업 규모를 1조 위안(약 211조 원)으로 키우고, 관련 산업 규모를 10조 위안(211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에 따르면 작년 6월 말 기준 중국의 생성형 AI 이용자 수는 5억 1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1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생성형 AI 이용 보급률은 36.5%로 전체 사용자 중 40세 미만 청장년층이 74.6%를 차지했다.
중국의 AI 경쟁력의 배경에는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등 빅테크의 대규모 투자에 있다. 작년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AI 인프라·AGI 개발에 530억 달러(약 70조 원)를 투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인재 풀도 약 70만 명으로 미국 다음으로 전세계 2위 수준이며 연구 인력은 5만2000명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올해까지 최소 50개 AI 분야 국가표준을 확립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중국의 인프라를 우리가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제조·문화·서비스 산업 등 한국이 잘하는 분야를 발굴해 AI를 결합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 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중국과 많은 산업이 겹치다보니까 중국이 우리나라 것을 받아들였을 때 그것을 거꾸로 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에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독자적인 길을 가야하는 퍼스트 전략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교수는 “우리나라가 잘하는 제조·문화·서비스 산업에 AI를 접목해서 접근하는 부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만의 독자적인 길을 개척할 수 있는 가에 대한 답을 찾으면 생존할 수 있는데 만만치 않은 도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