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_장영근의 우주 속으로] ‘한빛-나노’ 로켓 발사실패가 던진 질문

입력 2026-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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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前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하이브리드엔진 아직 대중화 한계
상업우주 장기투자 의지 확인하고
현실적 기술전략 재정립 계기삼길

지난 12월 수차례의 연기 끝에 한국 민간기업이 최초로 우주를 향해 쏘아 올린 하이브리드 로켓 기반의 초소형 발사체 ‘한빛-나노’는 아쉽게도 임무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기술적 원인에 대한 상세 분석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번 발사체는 1단은 하이브리드 로켓엔진을, 2단은 액체메탄 연료 및 액체산소 산화제를 사용하는 액체로켓을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 발사 후 30초 만에 폭발했지만 1단 로켓의 이상인지, 아니면 발사 직전까지 반복되었던 2단 액체로켓 부품의 문제인지 아직 불명확하다.

이번 실패는 단순한 발사 실패 이상을 우리에게 묻고 있다. “과연 하이브리드 로켓은 우주발사체로서 경쟁력이 있나?”, “왜 하이브리드 로켓은 세계적으로 아직 상용 발사서비스에 성공한 사례가 없나?”

하이브리드 로켓은 고체 연료와 액체(또는 기체) 산화제를 조합한 방식으로, 이론적으로는 고체로켓의 단순성과 액체로켓의 제어성을 동시에 갖춘 ‘절충형 해법’으로 여겨져 왔다. 연료와 산화제가 분리되어 있어 폭발 위험이 낮고, 구조가 비교적 단순해 개발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민간·소형 발사체 시장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로 평가되어 왔다.

하이브리드 로켓의 가장 근본적인 한계는 연소 효율과 추력 밀도에 있다. 고체 연료 표면이 연소되며 산화제와 반응하는 방식 특성상, 연소가 균일하게 유지되기 어렵고 “단위 질량당 얻을 수 있는 추력(비추력)”이 액체로켓에 비해 낮다. 이는 곧 발사체 전체 질량 대비 탑재체 비율, 즉 ‘경제성’의 불리함으로 이어진다. 우주발사서비스 시장에서 몇 퍼센트의 성능 차이는 곧 상업성의 생사를 가르는 문제다.

또 하나의 난제는 대형화의 벽이다. 실험실이나 소형 시험기 수준에서는 하이브리드 로켓의 장점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나지만, 이를 실제 궤도 투입용 발사체 규모로 키우는 순간 문제가 복잡해진다. 연소 불안정, 연료 회귀율(regression rate) 제어, 구조적 진동 등은 규모가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하이브리드 로켓은 고도 100km 수준의 준궤도 시험이나 연구용으로 많이 활용되어 왔다. 상업적 우주발사체의 주류로는 자리 잡지 못했다는 의미다. 우주발사체용으로 추력 대형화를 위해 다수의 엔진을 클러스터링하는 기술도 하이브리드 로켓에서는 더 어렵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한빛-나노의 실패는 예견된 위험을 감수한 도전의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은 이미 액체로켓 기반의 누리호를 통해 국가 주도의 우주발사체 기술을 일정 수준 확보했다. 민간기업이 하이브리드라는 비주류 기술을 선택한 것은 기술적 차별화를 통한 진입 전략이자, 상대적으로 낮은 초기 투자로 독자 발사체를 확보하려는 현실적 판단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 전략이 ‘기술실증 단계’와 ‘상업발사 단계’ 사이의 경계를 얼마나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느냐 하는 점이다.

우주발사서비스 시장은 기술 실증의 무대가 아니라 위성 및 우주비행체를 우주궤도에 올려주는 산업이다. 발사 서비스 비즈니스는 높은 발사 성공률, 저렴한 발사 비용, 예측 가능한 개발 일정, 반복 생산 가능성을 요구한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이러한 요구사항에 대해 아직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개선될 수 있다는 논리는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발사서비스 시장에서 설득력이 약하다.

이번 실패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여기에 있다. 우리는 민간 우주개발에서 ‘빠른 성공’을 기대하고 있는가, 아니면 ‘느린 축적’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이브리드 로켓은 단기간에 신뢰도 높은 궤도 발사 수단이 되기에는 분명 구조적 한계를 지닌 기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을 선택했다면 연속된 실패 가능성과 장기적인 연구·시험 투자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선행되었어야 한다.

한빛-나노 발사체의 실패는 한국 민간 우주산업에 상처이자 동시에 자산이다. 실패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은 실패의 의미를 성급히 단정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로켓이 당장 주류가 되지 못한다고 해서 그 도전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우주산업은 낭만과 명분이 아니라 냉정한 공학적·산업적 논리의 영역이다. 이번 실패가 국내 상업우주 분야의 발전을 위해 보다 현실적 기술 전략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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