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코인·주식 투자리딩방 관련 신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접수된 불법 투자리딩방 관련 신고는 1만4629건, 피해액은 1조290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리딩방 사기는 총책–관리자–전달책-모집책-수거책-인출책-세탁책 등 세세한 역할로 쪼개져 있다. 이에 따라 사기 과정은 온라인(유인·기만)–오프라인(수거)-자금세탁(환전) 등 크게 세 부분으로 진행된다. 리딩방이 법적으로 다툼이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인데 공범(공동정범)을 말단 인출책·수거책까지 인정할 것인지, 리딩방 조직을 범죄단체로 묶을지다.
리딩방 사기조직을 모두 공범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측은 "점조직일수록 말단책의 역할이 범죄를 최종 완성한다"고 주장한다. 즉 '대본대로 피해자에게 얘기한 사람과 단순히 통장에서 인출만 한 사람'이 없다면 범죄가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이들 또한 전체 범죄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현금수거책의 공모와 범의는 순차적으로, 암묵적으로도 인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인정 범위를 넓히면 안 된다는 의견은 '공동정범은 어디까지나 공모와 기능적 행위 지배가 전제'이므로, 리딩방 특성상 말단은 위계 속에서 정보가 차단됐다고 반박한다. 말단까지 곧바로 미필적 고의와 공모를 넓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공동정범의 객관적 요건인 기능적 행위지배가 흠결된 경우 결론적으로 방조에 그친다는 취지로 판단하기도 했다.
리딩방 사기에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찬성하는 쪽은 "직접 만나지 않고 온라인이나 텔레그램으로만 소통한다고 해도 교육, 수익배분 등이 확인됐다면 범죄단체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하게 사기죄만 물어서는 전체 조직을 뿌리 뽑을 수 없다는 현실도 한몫한다.
반대 쪽은 범죄단체 적용은 그 자체로 강한 낙인효과를 수반하는 만큼, '조직처럼 보인다'는 인상만으로 단체성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형법상 범죄단체는 통솔체계·내부 규율·지속성이라는 실질적 요건이 엄격히 입증돼야 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한 채 온라인 커뮤니티나 오픈 채팅과 같은 느슨한 결합체까지 범죄단체로 확장할 경우 과잉적용이 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은 공모죄가 '합의' 범죄이므로, 말단이라도 불법 목적을 알고 그 합의에 가담해 목적 달성에 참여했다면 공모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 영국도 범죄의 홍보 문구를 작성하거나, 허위 스크린샷 제작 행위처럼 실행을 돕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독일 등 국가는 공범과 방조를 엄격하게 구분하며, 지시에 따라 기계적인 업무만 수행한 말단은 형량을 감경하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 단순 가담자 중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의 경우에는 교육조치를 병행하기도 한다.
허윤 변호사는 "리딩방 사기는 역할분담과 자금세탁 구조 때문에 한 번 적발돼도 다른 이름과 방식으로 쉽게 되살아나는 범죄"라며 "강한 처벌은 불가피하지만, 공범·범죄단체·추징을 기계적으로 최대치로 적용하는 방식은 말단을 소진시키는 데 그쳐 오히려 반발과 재범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직성 입증 기준은 엄격히 세우되, 상층부로 갈수록 책임과 환수를 두텁게 하고 말단에게는 실질적 교화와 이탈을 유도할 수 있는 단계적 처벌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리딩방 범죄를 끊는 데 현실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움]
허윤 변호사는 법무법인 동인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방위사업청 옴부즈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서울특별시의회 입법법률고문, 언론중재위원회 자문변호사, 기획재정부 사무처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