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자체 내부 조사에서 범행 실체 규명
증거 위치 ‘클라우드’로…가상자산 등장
‘인공지능‧자동화 시대’ 방대해진 데이터
블록체인 거래 흐름도 추적하는 기술력
압수수색 → 디지털 정보선별 → 포렌식
수사‧조사 전략수립 全과정 단일팀 수행
공정 거래‧금융 변호사 등 30여 명 포진

이는 로펌 자체적으로 내부 조사에서 범행 실체를 규명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최근 기업들은 기술 유출, 내부 통제, 정보 보안, 공정 거래 등 다양한 디지털 리스크와 마주하게 되자 로펌에 포렌식을 의뢰하는 일이 부쩍 늘고 있다.
증거 위치가 클라우드로 이동하는 데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시대를 맞아 방대한 데이터 속 핵심을 추출하는 능력이 필수다. 아울러 모바일‧가상자산 등 새로운 증거군이 부상하면서 블록체인 거래 추적이 가능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지평 ‘디지털포렌식센터’는 모바일 포렌식 장비‧기법에 관한 실무 경험이 풍부하고, 가상자산 형사대응 태스크포스(TF)와 함께 복잡한 온체인 분석은 물론 자금 운용 추적까지 아우르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기술유출‧내부통제 등 범행 규명
박승대(사법연수원 30기) 변호사는 2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그랜드센트럴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지평 디지털포렌식센터 장점은 ‘압수수색 초기 대처 → 디지털 정보 선별 → 포렌식 분석 → 법률‧수사‧조사 전략 수립’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단일팀이 수행한다”며 이같이 자부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특정 시점 로그‧행위 패턴이 어떤 책임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해석할지 그리고 이를 활용해 수사 기관을 설득할 방법 등을 기술과 법률 관점에서 동시에 검증하는 디지털 리스크 컨설팅 조직”이라며 “기술 분석 결과를 ‘법률 전략’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주일 이내 피드백 완료 원칙을 세우고 있다”고 부연했다.
금융‧증권범죄 중점 검찰청 서울남부지검 제2차장 검사를 역임한 박 변호사는 지평 디지털포렌식센터장을 맡고 있다. 2023년 11월에 확대 개편한지 2년을 넘어선 지평 디지털포렌식센터는 ‘정보 보안‧네트워크 침해’ 이른바 해킹 사건 입체분석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B 사에서 발생한 내부자 접근‧계정 탈취 이슈에 대해 네트워크‧시스템 로그 기반 분석부터 대응까지 자문했다. 국내 IT 기업 정보통신망 침입에 맞서서는 악성 접속 기록과 멀웨어 흔적 등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고소 대리를 했다.
형사‧공정 거래‧금융 자문‧노동 그룹에 컴플라이언스‧위기관리‧인권경영 팀이 합세한 변호사와 전문가 30여 명으로 구성된 지평 디지털포렌식센터는 내부적으로 구축한 문서 검토 플랫폼을 사용해 PC‧모바일‧클라우드‧로그 등 대규모 데이터를 신속‧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

지평 디지털포렌식센터는 검찰‧경찰‧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 등 여러 기관에 의한 압수수색 현장에서 ‘적법성 통제’에 집중한다. 영장 범위 준수‧절차 적법성‧정보 보호를 먼저 확인해서 개인 정보나 사생활 내용이 과도하게 수집되지 않도록 조율한다. 현장 통제가 향후 법적 공방에 있어 절반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또한 압수수색 영장에 명시된 범죄 사실에 필요한 정보만 선별 과정에서 추출되도록 제어한다. 불필요한 정보가 빠져나가지 않는 것이 기업과 개인에게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부센터장인 한은지(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는 “수사‧규제기관 수사‧조사 대응뿐 아니라 사전 리스크 점검, 내부 감사, 컴플라이언스 체계, 기술 유출 예방 등 기업 디지털 리스크 전반을 관리하는 전략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중대 재해와 경제범죄 수사 검사로 재직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저작권위원회, 넥슨 코리아 등 민간 정보통신(IT)‧보안 실무와 검찰 디지털 수사관 경력을 모두 보유한 이동영 전문위원은 “해킹‧정보 침해‧IT 보안 자문과 더불어 해외 소송‧국제 중재를 위한 e-디스커버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한 ‘융합’형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e-디스커버리란 민사소송 당사자 간 전자적 저장 정보를 상호 공개‧제출하는 제도를 말한다.

박일경 기자 ek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