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체육대학교 허진석 교수가 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를 역사·문화적으로 해석한 에세이집 '지중해의 영감'을 펴냈다. 이 책은 스포츠를 경기나 축제의 차원을 넘어 정치·권력·이데올로기가 교차하는 장으로 바라본다. 특히 올림픽이 지닌 정치적 메시지에 주목한다.
허 교수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근대화의 선언'이기 이전에 군사독재 정권의 마지막 노래였다고 규정하며 스포츠 이벤트의 프로파간다적 성격을 짚는다. 30여 년간 스포츠 기자로 활동하며 중앙일보 스포츠부장을 지낸 저자의 현장 경험과 학문적 성찰이 결합한 점도 특징이다.
동대문운동장과 장충체육관을 다룬 대목에서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향한 한국 사회의 여정이 서정적인 문장으로 펼쳐진다. 동국대학교 국문과 출신 시인이기도 한 저자의 이력은 글 전반에 문학적 밀도를 더한다.
저자는 이 책을 '자서전과 같은 기록'이라 부른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기자 인생의 분기점이었다는 것.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스포츠를 통해 개인의 삶과 한국 사회의 시간을 함께 성찰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