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3세 경영' 닻 올렸다

입력 2009-09-08 15:29 수정 2009-09-1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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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 정의선 · 정지이 등 현장경영 활발

▲(좌측 위 시계방향으로) 박용현 두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상무, 조원태 대한항공 상무, 정지이 현대U&I 전무, 조현준 효성 사장.

재벌가 3세들이 현장 경영에 시동을 걸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최근 승진을 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해외 현장경영에 나서면 경영보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편법 경영권 승계 논란을 벗고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도 두산그룹, 신세계, 현대백화점, 애경 등 일부 그룹에서는 3세들이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거나 이미 안착된 상황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일부 재벌가 3세들이 이미 경영 전면에 배치되면서 '3세 경영' 시대를 열고 있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언론 노출이 잦아지면서 경영행보가 눈에 띈다.

정의선 부회장은 그룹내 최상위층이라고 할 수 있는 부회장 대열에 최근 합류했으며 이달 중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참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현장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이어 오는 24일 열리는 현대차 체코공장 준공식에 정몽구 회장과 함께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 공장 준공식은 현대차가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기획 및 업무를 총괄하는 정 부회장으로선 역시 빠질 수 없는 행사다.

이밖에 쏘나타 후속모델(YF쏘나타) 발표회 참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2000년 현대차 이사로 입사한 후 초고속 승진 가도를 달려 10년 만에 부회장에 오른 만큼, 이번 해외 현장경영을 통해 그룹내 위상을 대내외에 알려 '3세 승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정 부회장의 승진과 해외 현장경영 본격화로 새삼 주목받고 있는 이재용 전무도 이례적으로 최근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등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 5월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마침내 삼성의 경영권 편법 승계 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됐고 이 전무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업계의 평가다.

특히 지난 2007년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됐던 소비자가전전시회(CES) 이후 2년여간의 공백을 깨고 캐나다와 독일에서 연달아 언론과 접촉한 것.

이 전무의 이 같은 행보는 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이 전무가 당장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효성그룹 3세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조석래 효성 회장의 세 아들인 조현준 사장, 조현문 부사장, 조현상 전무가 지난 2007년부터 각각 주요 계열사에서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

현대그룹은 고 정몽헌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U&I 전무도 급부상하고 있다. 정지이 전무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최근 방북길에 동행, 김정일 위원장을 함께 면담하는 등 그룹 내 역할을 키우고 있다.

정 전무는 또 올해 초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사장실장 자리에 오르면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사장실장 자리는 기존에 없었던 직책으로 정 전무의 후계수업을 위해 특별히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세 자녀가 모두 경영일선에 배치돼 있다.

맏딸인 조현아 상무는 1999년 호텔면세사업본부로 입사한 뒤 현재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장남인 조원태 상무는 지난해 12월부터 대한항공 핵심부서인 여객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최근 파리 에어쇼 행사장 및 취항식 등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셋째 조현민씨는 대외 홍보업무를 책임지는 통합커뮤니케이션실 팀장을 맡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형제의 난'으로 박삼구 전 그룹 회장과 박찬구 전 화학부문 회장이 물러나면서 3세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창업자인 고 박인천 회장의 장손이자 고 박성용 회장의 장남인 박재영씨가 그룹 경영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박삼구 명예회장의 아들 박세창씨가 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를 맡고 있다.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부장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에서 그룹 전략경영본부로 자리를 옮기며 전진배치됐고, 박찬구 전 회장의 아들 박준경 씨는 금호타이어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세계경제위기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너들의 리더십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최근 3세 경영인들이 경영일선에 나서는 일이 증가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미 '3세 경영체제'가 자리를 잡은 곳도 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이명희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부회장을 중심으로 '3세 경영체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06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3년여간 새로 개설한 이마트 점포를 하나도 빠짐없이 둘러보고, 기자간담회 등 대외적인 활동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두산그룹은 3세 경영을 넘어 4세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고 박두병 초대회장의 4남인 박용현 회장이 형들에 이어 그룹 회장에 앉은 가운데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박태원 두산건설 전무 등 4세들도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편 LG, SK, GS, 한화 등의 3세들은 아직 나이가 어려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고 있거나 외국에서 유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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