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첨단바이오 산업 경쟁력이 세계 주요 7개국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술력 부족보다는 산업화 역량과 공급망 안정성 등 경제적 기초 체력의 부실함에서 비롯된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발표한 ‘신흥안보 관점에서의 한국 첨단바이오 산업경쟁력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종합 경쟁력 점수는 10점 만점에 4.81점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스위스 등 주요 7개국 중 가장 낮은 점수다. 특히 1위를 차지한 미국(9.61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중국(7.67점), 일본(6.34점)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연구실 안의 ‘기술적 경쟁력’보다 이를 산업화해 돈을 벌어들이는 ‘경제적 경쟁력’이 더 심각하게 뒤처져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기술적 경쟁력은 5.18점이었으나, 경제적 경쟁력은 4.38점으로 더 낮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한국은 평가 항목인 △선도기업 역량 △기술 조성 기반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대응력 등 6개 항목 중 5개 항목에서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특히 선도기업 역량에서 미국은 식품의약국(FDA) 승인 제조사 50개 중 39개를 보유하며 시장을 장악한 반면, 한국 기업은 전무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산업 생태계의 기초 체력이라 할 수 있는 인재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현황이 지지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바이오의약품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소부장 16개 품목 중 한국은 12개 품목에서 수입 특화 구조를 보여,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포치료제의 무역특화지수(TSI)는 -1.000으로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배양배지 역시 심각한 수입 의존도를 보였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발생 시 한국 바이오산업 전체가 멈춰 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력난 또한 심각하다. 미국의 생명공학 전공 박사 학위자가 연간 8970명에 달하는 동안 한국은 1117명에 불과했다.
연구개발(R&D)의 방향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세계 시장은 이미 유전자치료제와 유전자변형세포치료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과거 기술인 단순 ‘세포치료제’에 머물러 있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임상시험 현황을 분석한 결과, 미국과 중국은 유전자변형세포치료제 비중이 각각 37.9%, 66.4%에 달했으나 한국은 13.3%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 임상시험의 68.9%는 단순 세포치료제에 집중돼 있어, 양적 성과에 비해 질적 경쟁력과 미래 성장 잠재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지은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 첨단바이오산업은 인재, 기업, 소부장이 모두 부족한 총체적 난국”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미국 등 선도국과 협력해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인재 양성과 핵심 소부장 자급화를 추진하는 ‘이원화 전략’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