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체 전체 매출은 4.1% 증가
AI 쇼핑 도구, 지출 활성화 기여
고물가 반영 땐 소비 실질적 증가 불확실
고소득층 지출 확대…저소득층 씀씀이 줄여

2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어도비애널리틱스 집계에서 블랙프라이데이인 전날 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전년보다 9.1% 증가한 118억 달러(약 17조3500억 원)를 지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신용카드·디지털 결제를 아우르는 미국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는 블랙프라이데이 소매업체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증가 폭(3.4%)을 웃도는 수치다.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1.7%, 온라인 매출이 10.4% 각각 증가했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이 계속되는 경제적 우려도 계속해서 지출을 늘리고 있다는 신호다. 경제학자들은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 시즌의 매출을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SNAP) 혜택 변경, 고용시장 침체 등 복합적인 악재 속에서 미국 소비의 실상을 확인하는 시험대로 해석하고 있다.
올해 소매업체들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할인 품목을 늘렸고 소비자는 덜 사더라도 효용이 높은 상품을 선택적으로 담는 모습이 뚜렷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쇼핑 추천 도구 사용이 급증한 것도 온라인 매출 확대에 힘을 보탰다. 뉴욕타임스(NYT)는 세일즈포스를 인용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국내외 AI 에이전트 트래픽이 지난해보다 300%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K자형’ 소비 양극화가 한층 선명해졌다는 해석도 힘을 얻는다. 소비가 전체적으로는 늘었지만 계층별로는 완전히 다른 흐름을 보인다는 것이다. 주식·주택 등 자산 가격 상승을 등에 업은 고소득층은 지출을 확대했지만 임금 정체와 물가·금리 부담이 겹친 저소득층은 씀씀이를 줄였다.
미국 소비 트렌드 전문 독립 애널리스트인 클라우디아 롬바나는 “연말 쇼핑시즌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품목 수는 줄었지만 평균 판매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며 “소득이 높은 계층은 지출을 늘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없는 계층은 철저히 예산을 세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블랙프라이데이에 소비자 구매력은 유지됐지만 남은 연말 시즌 지출은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뉴먼은 “K선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 즉 주식이나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의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이번 연휴에는 그 사람들이 돈을 아껴 쓸 것 같다. 선물과 생필품 구매에 더욱 검소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난방비 증가율, 식료품 물가 상승률, 임대료 상승률 등이 소득 증가율을 앞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