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입량 초과분에 50% 관세 적용
철강 파생상품에도 25% 관세
캐나다, 한국 14번째 철강 수출국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캐나다 정부는 한국 등 FTA 체결국의 TRQ 적용 기준을 100%에서 75%로, 중국 등 미체결국 기준을 50%에서 20%로 각각 낮추기로 했다. 바뀐 규정에 따라 한국산 철강은 지난해 수입 물량의 75%를 넘긴 초과 물량에 대해 관세 50%를 적용받게 됐다.
지난해 기준 캐나다는 한국의 14번째 철강 수출국이다. 캐나다에 수출된 한국산 철강은 62만 t(톤)에 달했다. 7억8000만 달러(약 1조1400억 원) 상당이다. TRQ 조정으로 인해 수출 물량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생겼다. 블룸버그도 무역협정 체결국 중 관세를 내게 된 국가로 한국을 콕 집어 소개했다.
캐나다 정부는 철강 파생 상품에도 25%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다. 풍력 타워, 조립식 건물, 패스너, 전선 등 약 100억 캐나다달러(약 10조4300억 원) 규모의 수입산에 관세가 적용되며 내달 26일부터 발효된다. 이 역시 한국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관세 대상 품목의 약 40%는 미국에서 수입되는 것들이다. 사실상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른 조치다. 캐나다 정부는 9월 미국을 겨냥한 보복 관세 대부분을 철회했지만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다시 칼을 빼 들었다. 특히 캐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비난하는 광고를 내보낸 온타리오 주정부와 마찰을 빚은 후 지난달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중단한 상황이다. 양국이 협상을 조만간 재개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다만 카니 총리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건 세계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캐나다 철강 생산업체들이 그 자리(외국산 빈자리)를 채우도록 여지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철강에 관세 50%를 매긴 뒤 자국 산업 보호주의는 점차 확산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철강 관세율 50%로의 인상과 TRQ 도입을 예고했고 멕시코도 철강, 자동차 등과 관련해 FTA 미체결국에 최대 관세 50%를 부과하기로 했다. 멕시코는 교역국들과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우리로서는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