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IP 통합할 컨트롤타워 도입을

입력 2025-1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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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주 삼성벤처투자 투자심사역·변리사

최근 국내에서는 IP(지식재산)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식재산처 승격과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의 역할 강화 요구 역시 IP를 국가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으려는 흐름 속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IP 거버넌스란 단순히 특허를 등록하거나 상표권을 방어하는 법적 절차를 넘어, 창출된 지식재산을 국가와 기업의 경영 전략과 연결해 경제적 가치로 전환·관리하는 시스템과 의사결정 구조를 의미한다.

한국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IP 강국이다. 특허 출원·등록 건수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바이오 등 주요 산업에서는 글로벌 선도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강한 기술력과 많은 특허권이 곧바로 높은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거대한 내수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창출하는 IP 가치와 달리, 한국은 시장 규모의 한정성 때문에 IP의 사업화·수익화 과정에서 구조적 제약을 안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이 특허 등록 건수가 많더라도, 국내 특허가 실제 산업에서 활용되어 거액의 라이선스 수익을 창출하거나, 대규모 금융 거래의 담보로 활용되는 비중은 현저히 낮았다. 다시 말해 서류 속 IP는 많지만,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 수익을 만들어내는 IP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등록 자체가 아니라 활용과 수익화의 문제였다.

이런 맥락에서 시장 규모의 제약을 정책적 설계로 보완하려는 대표적 사례가 싱가포르의 SIPS 2030(Singapore’s Intellectual Property Strategy 2030)이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IP 허브’를 목표로 삼고 IP를 산업·금융·거래의 핵심 자산으로 재정의했다. 이를 위해 IP 거버넌스의 패러다임을 ‘보호 중심’에서 ‘자산화·수익화 중심’으로 전환하고, IPOS(Intellectual Property Office of Singapore)를 단순한 등록기관이 아닌 IP 가치 창출을 지원하는 통합 컨트롤타워로 확대했다. 국제 IP 거래·중재 기능도 강화해 작은 시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IP 자본이 모이는 전략적 거점을 만들어냈다. 싱가포르는 이렇게 IP 전 주기를 아우르는 체계를 갖추며 IP를 국가 성장의 실질적 기반으로 삼았다.

이제 한국도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싱가포르가 아시아 금융 중심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독자적 IP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듯이, 우리 역시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키울 수 있는 한국형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기술 개발과 등록에 머물지 않고 IP의 가치를 산업과 금융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IP 기능을 통합할 컨트롤타워, IP 기반 금융 시장의 활성화, 기업과 국가 차원의 운영 역량 강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IP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반이 갖춰질 때, 한국은 ‘IP 강국’을 넘어 IP 활용 선진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고은주 삼성벤처투자 투자심사역·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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