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 협상이 재추진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미국의 지원에 대해 ‘감사의 표시가 전혀 없다’”고 공개 비판하며 압박을 가했다.
NBC에 따르면 트럼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우크라이나의 리더십은 우리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혀 표현하지 않았으며 유럽은 계속해서 러시아에서 원유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인 27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 구상안을 우크라이나에 받아들이도록 압박하는 민감한 시점에 나온 것이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28개 항목으로 된 이 구상안은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양보하고, 군대를 약 3분의 1 수준인 60만 명 규모로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또한 전쟁에 참여한 모든 인물에게 사면을 부여해야 한다.
반면 러시아는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 중 일부 작은 지역만을 양보하고, 이웃 국가들을 침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만 하면 된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국제 경제 체제로의 재통합이라는 보상까지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및 유럽 지도자들과 트럼프의 평화안을 논의한 뒤에 “침략과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보상을 받는 형태의 합의는 있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 유럽 지도자들과 트럼프와 가까운 미국 의원들 역시 평화안이 러시아에 유리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기자들에게 이 평화안이 “내 최종 제안이 아니다”라고 수정 가능성을 거론했다.
젤렌스키는 트럼프의 감사 비판 후 이날 늦게 텔레그램에 글을 올려 미국과 유럽 동맹국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미국, 모든 미국인의 마음,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께 개인적으로 감사드린다. 재블린 미사일 공급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인의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유럽, G7, G20의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트럼프의 평화 구상안을 지지하는 데는 주저했다. 그는 “러시아가 전쟁을 멈추고 다시는 발발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존엄한 평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스위스 제네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 구상안을 두고 협상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우리가 결국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