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 “마운트 취할 수 있는 옷이 뭐냐” 비판
日 시민 다수 “총리 발언, 일본 국격 떨어뜨렸다”

중ㆍ일 갈등의 계기가 된 유사시 대만 개입 시사 발언을 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옷 관련 게시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그는 21일 X에 “출국 하루 전 옷을 고르는 데 고민했다”며 “14일 있었던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싸구려 옷으로는 얕보일 수 있으니 가능한 한 일본 최고의 원단으로 최고의 장인이 만든 옷을 입고 세계 각국 정상들과 회담에 임해달라고 말한 안도 히로시 참정당 의원의 당부가 떠올랐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지적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싸구려로 보이지 않는 옷’, ‘얕보이지 않는 옷’을 선택하는 데 몇 시간을 소비했다”면서 “결국 익숙한 옷으로 짐을 쌌지만 외교 교섭에서 마운트를 취할 수 있는 옷을 무리해서라도 사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일본 내에서는 그의 글 중 ‘마운트를 취할 수 있는 옷’이라는 표현을 두고 논란이 커졌다. 마운트는 영어 ‘마운팅(동물이 다른 동물 위에 올라타는 행동)’에서 유래한 외래어로 일본에서는 상대보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려는 태도를 의미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가 국제 외교를 앞두고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고 격이 떨어지는 언어 선택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다지마 마이코 입헌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새 총리는 자신의 속마음을 너무 그대로 입 밖에 낸다. 외교란 상대에게 마운트를 취하는 것이 아닌 (상대국과) 상호 평화와 번영을 목표로 관계를 쌓아가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요네야마 류이치 입헌민주당 의원도 “생각은 자유지만 그것을 공공연하게 밝히는 것은 좋지 않다. 그전에 대체 무엇을 입으면 마운트를 취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일본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지만, 대체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일본 포털 사이트 야후에 시민들이 남긴 댓글들을 보면 “마운트 잡는다고 말하는 총리를 보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 “다른 국가에 대한 예의나 존경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일본의 국격을 떨어뜨린 행동” 등 총리의 글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