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기업들이 아랍에미리트(UAE)가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하는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하면서 중동으로 향하는 실질적인 수출 통로가 열렸다.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AI 데이터센터·전력망·반도체·자율주행·항만 자동화까지 이어지는 ‘AI 패키지 수출 모델’이 해외에서 현실화될 수 있는 분기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아부다비에 최대 5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초대형 계획이다. 내년 200MW급 첫 AI 클러스터가 가동되며 초기 투자만 30조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전력망-냉각·변전-반도체-서버-AI 모델 개발’까지 하나의 체계로 발주되는 만큼 단일 기업이 아닌 복수 산업군의 동시 참여가 필수적인 구조다. 우리 정부는 이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을 ‘아시아 AI 수도’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선택했고 UAE와의 협력이 그 첫 무대가 된 셈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 AI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지면 국내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 GPU 서버 공급, 클라우드 운영 같은 분야에서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며 이“초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기업과 공동 개발이나 기술 검증(PoC) 참여를 통해 기술 경쟁력 강화는 물론 이후 글로벌 프로젝트 입찰이나 협력에서도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ICT 기업들이 중동에서 직접적인 사업 참여와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 발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순방에서 양국 간 교역, 투자 확대의 실질적인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UAE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전체 청사진과 서비스 목표를 한국 측에 공유하며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한국도 AI 반도체 정책과 기업별 제품군, LG AI연구원·SKT 등 주요 기업의 상용화 사례를 소개하며 AI 인프라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동 해법을 논의했다.
UAE 국빈방문에 동행한 배경훈 부총리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참석 후 UAE의 AI 혁신을 이끄는 AI 국영기업 G24 펑샤오 CEO와 만나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를 위한 공동 협력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양측은 연구개발, 인재양성, AI 거버넌스 등 제도·인력·기술 전반에 걸친 협력 강화에도 뜻을 모았다.
이번 순방 기간 중 국내 기업의 계약과 양해각서(MOU) 체결도 이어졌다. 자율주행 기업 오토노머스A2Z는 UAE 국영기업 SPACE42와 합작법인 설립(400만 달러 출자)과 아부다비 자율주행 프로젝트(800만 달러 규모) 공동추진에 나선다.
배 부총리는 “AI 등 첨단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UAE는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동반자 관계로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며, “양국의 정부와 기업이 함께 기술·산업 협력을 본격화한다면 양국은 미래 산업전환의 모범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