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17일 “현재 시장의 조정은 강세장 속에서 종종 나타나는 재정비 구간에 불과하다”며 “AI 산업은 여전히 패러다임 전환의 초입 단계로 조정 시 매수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11월 20일 예정)는 과잉 설비투자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며 “한·미 관세 인하 및 유예 조치 역시 12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코스피가 4000선을 힘겹게 유지하는 가운데, AI 버블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아시아 증시가 동반 조정을 받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주(11월 10~14일)에는 일본 키오시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엔비디아 주가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제한적인 흐름을 보였다. 김 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지만 한·미 정상회담 공동팩트시트에서 관세·외환 등 구체적 정책 방향이 제시되며 불확실성은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 버블을 판단하는 다섯 가지 기준을 제시하며, “현재는 1999년 IT버블의 절정이 아닌 1997년 중반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하나증권은 이에 대해 “기업 설비투자 비중, 수익성, 부채, 통화정책, 신용스프레드 등 주요 지표가 모두 안정적”이라며 아직은 버블의 정점과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기업들의 설비투자 비중은 GDP 대비 13.8%로 IT버블 직전(15%)보다 낮고, S&P500 기업의 평균 순이익률은 13.5%로 장기 평균(12.7%)을 상회하고 있다. 기업 부채 증가율은 2%대에 머물며 미국의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은 73.7%로 안정적이다. 또한 연준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는 3.2% 수준으로 과거 위기 국면(12%)에 비해 크게 낮다.
김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불안은 일시적이며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2월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나면 글로벌 유동성 리스크가 완화되고 시장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의심보다 확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