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영유권 주장, 국제 규범 위배”
美, 감시·대응 역량 강화 위해 기술 지원 의사
미·일·호·필 ‘스쿼드’ 별도 회동…중국 견제 강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중국의 도발에 맞서 공중·수중 무인기 등을 이용한 해양 감시 시스템 공동 구축을 동남아 각국에 제안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ABC뉴스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한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의 남중국해 안보를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도발적인 행동이 아세안 등 각국의 영토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엔 아세안 11개 회원국을 비롯해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인도·호주·뉴질랜드 등 8개 파트너 국가 국방장관이 모두 모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의 광범위한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에 어긋난 행동”이라며 “미국은 갈등이 아닌 평화를 추구하지만, 중국이 다른 누구를 지배하려 하지 않도록 확실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의 도발에 맞서 공중·수중 무인기 등을 이용한 해양 감시 시스템 공동 구축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공동 구축에 참여한 국가 중 한 국가의 해양 주권이 위협을 받으면 모든 회원국에 이를 알리고 경고하는 ‘공유 해양 영역 인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여기엔 해상 행동을 감시하고 신속하게 대응 가능한 도구를 개발하는 것도 포함된다. (중국으로부터) 침략이나 도발의 대상이 되는 국가는 그 누구라도 혼자 맞서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관련 기술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도 밝혔다. 또한, 아세안이 남중국해 충돌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은 ‘남중국해 행동강령’을 최대한 빨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모하메드 칼레드 노르딘 국방장관은 “아세안 지역 안보는 아세안 주도 하에 포용성 있고 국제법을 준수하는 방식으로 지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중국 견제를 위한 비공식 안보 협의체인 ‘스쿼드’에 속한 일본·호주·필리핀 국방장관과 별도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4개국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은 중국에 남중국해와 대만 주변에서의 중국 활동에 대해 지속해서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물론 호주·뉴질랜드·필리핀과 남중국해에서 해상·공중 합동 순찰 훈련을 하는 등 경고성 메시지도 지속해서 보내고 있다.
가장 최근 훈련은 지난달 30일 진행됐으며, 대잠수함전 시뮬레이션 훈련, 공중 작전, 해상 보급·급유 훈련 등이 실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