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까지 AGI모델 등 IP 보유
"기업 가치, 구글 뛰어넘을 수도"

2015년 ‘안전한 인공지능(AI)’을 내걸고 비영리 단체로 출발한 오픈AI가 사실상 영리 기업으로 전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투자자와의 이해관계가 얽힌 이번 결정은 AI 기술 개발의 방향이 ‘윤리와 공익’에서 ‘확장과 수익’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오픈AI는 29일 기존의 비영리 지배 구조를 벗어나 영리법인인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PBC)’으로 기업구조를 개편했다. PBC는 미국 법률상 존재하는 특수한 형태의 주식회사로 영리 목적을 추구하면서도 공익적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구조다.
PBC 전환으로 오픈AI는 공익과 영리를 동시에 추구하며 비영리 재단은 영리 부문을 계속 통제한다. 비영리 모체는 ‘오픈AI 재단’으로 명칭을 바꿨으며 영리 법인인 ‘오픈AI 그룹 PBC’에 약 1300억 달러 상당의 지분(약 26%)을 보유한다.
이번 전환으로 오픈AI가 기업공개(IPO)를 포함한 향후 자금 조달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는 비영리법인 산하에 챗GPT 등 서비스를 운영하는 영리법인을 두는 형태여서, 대규모 외부 투자 유치와 기업 가치 상승에도 수익화 방안이 제한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픈AI의 영리화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은 “소프트뱅크 등의 투자 조건이 영리법인 전환이었기 때문에 당장 투자 관련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오픈AI에게 가장 급한 것은 막대한 자금 조달”이라고 말했다.

오픈AI와 관련 협약을 체결한 MS는 PBC 지분 27%(약 1350억 달러)를 보유하게 된다. 오픈AI 초기 투자자인 MS는 오픈AI 이사회의 공익법인 형성 및 리캡(recapitalization·자본재조정) 절차를 지원할 예정이다.
MS는 오픈AI의 모델·제품에 대한 지식재산권(IP)을 2032년까지 보유하며 여기에는 범용인공지능(AGI) 기준에 도달한 모델도 포함된다. 오픈AI가 AGI를 달성했다고 선언하면 독립 전문가 패널의 검증을 받게 되며, 개발에 이용된 기밀 방법론 연구에 대한 MS의 지식재산권은 전문가 패널이 AGI를 확인할 때까지 또는 2030년 중 먼저 도래하는 시점까지 유지된다.
다만 MS의 권리 범위에서 오픈AI의 소비자 하드웨어(기기) 부문은 제외되면서, 오픈AI는 제3자와 일부 제품을 공동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법인을 만들면서 오픈AI의 두 가지 목표인 상장과 투자 끌어모으기를 모두 충족한 것”이라며 “상장 시기가 남았기 때문에 기업가치는 계속 상승할 것이며 특히 상장사인 구글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오픈AI의 기업가치는 5000억 달러로 평가된다.
막대한 투자금을 기반으로 오픈AI가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할 가능성도 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리화 이후의 부작용도 경계한다. 최 교수는 “오픈AI와 구글과의 전면전이 본격화되고, MS와도 협력과 경쟁이 병존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은 경쟁에 개입할 부분이 없는 우리나라는 거대 기업들의 독점적 지위로 인해 기술 의존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