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美방산 조선사와 차세대 군수지원함 공동 건조 협력

미 해군 최근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념설계 입찰공고
현지 조선소 투자 및 기자재 공급 협력
조선 분야 엔지니어링 합작회사 설립 검토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는 26일 ‘APEC 2025’가 열릴 예정인 경북 경주의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장과 에릭 츄닝 헌팅턴 잉걸스 전략 개발 총괄 부사장(왼쪽에서 세 번째와 네 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상선 및 군함 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사진제공=HD현대)

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미 해군의 차세대 군수지원함 건조를 위해 힘을 모은다. 기술 협력과 기자재 공급은 물론, 미국 현지 조선소에 대한 공동 투자 등으로도 협력 범위를 넓히며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26일 HD현대는 헌팅턴 잉걸스와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과 미국 간 군수지원함 분야의 첫 협력 사례다. 체결식은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장과 에릭 츄닝 헌팅턴 잉걸스 전략 개발 총괄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북 경주의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열렸다.

미 해군이 새롭게 개발 중인 차세대 군수지원함은 작전 해역에서 전투함에 연료와 군수 물자를 제공하는 함정이다. 기존 보급함보다 기동성이 높고,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해 보급 및 물류 능력 현대화 전략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미 해군은 최근 차세대 군수지원함의 개념설계를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양사는 이번 합의각서를 통해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 및 건조에 협력하고, 향후 상선과 군함 분야 전반에 걸쳐 건조 비용과 납기 개선을 위한 노하우와 역량을 공유할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1987년 뉴질랜드에 군수지원함 ‘엔데버’함을 최초로 수출한 데 이어 두 번째 군수지원함인 ‘아오테아로아’함도 2020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또한 대한민국 해군에 ‘천지급’ 군수지원함 3척과 ‘소양급’ 군수지원함 1척을 납품하는 등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왔다.

양사는 또 미국 내 조선 생산시설 인수 또는 신규 설립에 공동 투자하고, HD현대는 헌팅턴 잉걸스가 보유한 뉴포트 뉴스 조선소와 잉걸스 조선소에 블록 모듈과 주요 자재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조선 분야의 엔지니어링 합작회사 설립을 검토, 미 해군과 동맹국 함정에 대한 MRO 사업에서도 상호 협력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미 해군 7함대 소속 화물보급함 ‘앨런 셰퍼드’함의 MRO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장은 “이번 MOA는 미 해군이 발주하는 사업에 대한 공동 참여, 미국 내 선박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 등 한국과 미국의 대표 방산 조선 기업 간 실질적인 협력 사례”라며 “한국의 첨단 조선 기술과 미국의 방산 시장 경쟁력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에릭 츄닝 헌팅턴 잉걸스 부사장은 “오늘 MOA 체결은 동맹국인 미국과 한국간 조선 협력을 본격화하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HD현대중공업 및 미국과 한국의 정부, 그리고 고객들과 협력해 미국 조선 산업의 기반을 혁신하고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HD현대는 4월 헌팅턴 잉걸스와 방산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이달 초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실무진들이 미국 미시시피주 잉걸스 조선소에 방문해 조선 기술 협력 및 제조 공정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