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돌파한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의 해외투자 확대가 환율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이에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해명했다.
24일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의 해외자산 확대는 필연적으로 달러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라며 "결과적으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자산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해외주식은 2020년 193조 원에서 올해 486조 원으로, 해외채권은 같은 기간 45조 원에서 94조 원으로 각각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만 해도 해외주식 27조 원, 해외채권 6조 원 등 총 30조 원이 늘었으며, 이를 환율 142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32억 달러 규모다.
박 의원은 "내년 운용계획 기준으로도 해외채권 약 10조 원, 즉 70억 달러 이상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며 "지난 주말 발표된 300억 달러 규모의 환헤지 포지션 해제까지 감안하면 국민연금의 환율 기여도가 올해 1.5%포인트에서 2027년엔 1.7%포인트로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환율이 이어질 경우 수입 원자재와 부품 가격 상승, 외화대출 이자 부담 확대 등 실물경제 전반의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박 의원은 "해외자산 비중이 커질수록 환율 상승과 환이익 실현이 반복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며 "국내투자 비중 확대를 통한 균형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태현 이사장은 "해외투자 확대 과정에서 일정 부분 달러 수요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은행 등 환율을 관리하는 당국과 협조하며, 자금 조달을 분산하는 등 시장 영향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