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망 분산·멀티 클라우드 등 추진
단일망 쓰되 복원력 극대화 조언도

23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최근 벌어진 아마존웹서비스(AWS) 장애는 내부 네트워크와 도메인네임시스템(DNS) 오류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DNS는 웹사이트명을 IP 주소로 변환해 브라우저나 앱에 접속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인 AWS가 마비되자 게임 앱부터 카페까지 전 세계에서 디지털 혼란을 겪었다는 것이다. AWS는 관련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여러 국가와 기업에선 위험성을 인식하고 망 분산과 멀티 클라우드, 지역 이중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오라클은 지난해 9월 AWS, 애저, 구글 클라우드 전반에 걸쳐 확장된 멀티 클라우드 기능을 발표했다. 오라클 고객은 세 가지 클라우드에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와 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경제 전문매체 포브스도 멀티 클라우드가 AWS 사태에서 월가의 해결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진정한 멀티 클라우드를 위해 필요한 전략으로 △워크 로드(작업 부하) 이식성 △자동 장애 조치 △데이터 주권 및 거주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워크로드 이식성은 특정 벤더의 독점적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벗어나 개방형 데이터 표준과 API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핵심 앱을 완전히 새로 코딩하지 않아도 다른 클라우드 제공업체에 즉시 배포할 수 있다. 자동 장애 조치는 장애가 발생했을 때 거래 트래픽을 백업 클라우드로 자동 전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데이터 주권 및 거주는 각국 데이터 보호 규제에 따라 자국민 데이터를 특정 지역 내 저장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멀티 클라우드를 활용하라는 의미다.
멀티 클라우드가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그보다는 단일 클라우드의 복원력 극대화와 클라우드 제공업체로부터 위험관리 데이터 확보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IT 자문기업 가트너는 조언했다. 그렇게 되면 여러 클라우드의 서로 다른 API와 프로세스를 동시에 다루는 것보다 하나의 클라우드 안에서 견고한 아키텍처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고 봤다.
가트너는 “멀티 클라우드가 해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절감 효과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다”며 “두려움 때문에 비효율적인 대안을 선택하지 말라. 대신 아키텍처, 프로세스 원칙, 공급사와의 투명한 파트너십에 더 집중하라”고 전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부터 구글 클라우드까지 모든 주요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유사한 사고를 경험했다”며 “진정한 차별화 요소는 이들 조직이 불가피한 중단 사태에 얼마나 잘 대비하고 복구하는지”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