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증권이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범수 창업자의 1심 무죄 판결로 기업지배구조 리스크는 완화됐지만, 플랫폼 개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광고 매출 성장 전망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2일 "카카오의 3분기 연결 매출은 1조9793억 원, 영업이익은 16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23.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콘텐츠·커머스 부문은 견조했으나 광고 부문의 회복세가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카카오는 하반기 마케팅 비용 확대를 예고했던 만큼 3분기 마케팅 비용 비중이 매출의 5% 수준으로 소폭 높아질 전망”이라며 “추석 특수를 기대하며 신규 광고 선판매를 진행했지만 일매출은 2분기와 유사한 11억 원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주가 발목을 잡아왔던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는 해소됐다. 전날 법원이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대해 1심 무죄를 선고하면서 시장 불확실성 요인이 상당 부분 제거됐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주가 반등의 핵심은 여전히 플랫폼 업데이트 성과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카카오는 지난 9월 카카오톡 첫 화면 개편과 광고 지면 확대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편했으나 초기 이용자 반발이 커 첫 탭 배치를 일부 롤백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광고 지면 확대로 기대 가능한 효과는 이미 최대치에 가깝다”며 “숏폼 콘텐츠도 기대에 못 미치는 이용률을 보이며 광고 성장 모멘텀을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은 비즈보드 일평균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4분기 비즈보드 일매출 전망은 기존 13억8000만 원에서 12억2000만 원으로 조정됐다. 중장기 전망도 낮아져 2027년 일평균 매출 전망치는 기존 20억 원에서 17억6000만 원으로 하향됐다. 다만 성장 모멘텀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은 카카오가 추진 중인 생성형 AI 기능 도입이 향후 방향성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텐센트 사례에서 확인했듯 AI 도입은 플랫폼 체류시간과 광고 단가를 동시에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카카오톡 내 AI 에이전트 적용과 온디바이스 AI 전략이 효과를 내기 위해선 결국 이용자가 플랫폼에 오래 머무는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챗GPT 도입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며 이는 카카오 주가 방향성을 결정지을 마지막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