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국내 금 현물 가격이 국제 시세 대비 고평가되는 ‘김치프리미엄’ 현상이 재차 확대되면서 국제 금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는 ETF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21알 신한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SOL 국제금’ ETF에는 540억 원의 개인 투자 자금이 순유입됐다. 금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과정에서 국내 금 현물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이자 가격 왜곡 리스크를 피하려는 수요가 ETF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 금 현물 가격(KRX 금 시세)이 런던금괴시장연합(LBMA) 기준 국제 금 시세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이는 달러화로 거래되는 국제 금 가격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수급 불균형이 더해지며 발생한다. 실제 지난 9월 미·중 무역 갈등 재부각과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변수로 국내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프리미엄은 일시적으로 약 20%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8.9% 수준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 이사는 “달러 약세,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지정학 리스크,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가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 금 시장은 현물 위주 구조로 공급 제약이 존재하고 선물시장과 헤지 수단이 부족해 수요가 몰리면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SOL 국제금 ETF는 국제 금 현물 가격을 100% 추종하는 방식으로 국내 금 시장 수급이나 환율 변동에 따른 가격 왜곡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또한 선물 계약을 교체(롤오버)할 필요가 없어 콘탱고에 따른 수익률 저하 위험이 없고 국제 금 가격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이 상품의 장기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달 말 총보수를 기존 연 0.30%에서 0.05%로 대폭 인하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상장 금 ETF 중 최저 수준이다.
박 이사는 “금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헤지할 수 있는 대표적 실물자산으로 여전히 유효한 투자 수단”이라며 “연금 계좌 등 장기 투자 관점에서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ETF에 대한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