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부총재 "韓, 엄청난 성공사례…지식·인프라 등 대외 연결 기뻐"

카를로스 펠리페 하라밀로 WB EAP 부총재 인터뷰
"AI, 미래 일자리 영향…신생기업 성장·교육 확대 필요"

▲카를로스 펠리페 하라밀로 세계은행(WB) 동아시아·태평양(EAP) 지역 부총재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세계은행 사무실에서 가진 기획재정부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기자단)

카를로스 펠리페 하라밀로 세계은행(WB) 동아시아·태평양(EAP) 지역 부총재는 15일(현지시간) "한국은 엄청난 성공 사례이자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하라밀로 부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 D.C.의 세계은행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은 저소득 국가로 (세계은행의) 장기 저리 대출을 받기도 했지만, 이를 잘 활용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더 이상 최저개발국이 아닌 공여국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는 (수원국에) 자금을 지원하지만 (다른 나라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역할도 하는데, 한국의 지식과 전문성 등을 활용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한국은 우리 수원국에 한국이 가진 인프라, 에너지, 농업, 물관리 기법 등을 전파하고 있다. 우리의 역할도 이런 지식을 대외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라밀로 부총재는 "세계은행은 지난 40~50년간 한국이 이뤄낸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한국은 지금까지 경제 등에서 개선, 발전해 왔고 우리는 한국 정부, 대학, 민간, 싱크탱크와도 긴밀히 협력을 해나가고 있다. 한국에서 중요한 정보와 혁신기술을 빌리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관세가 한국 및 동아시아 경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묻는 말에는 "세계은행의 올해 EAP 성장률 전망(4.8%)은 지난해 5.0%보다 소폭 하락했는데, 절대적인 수치만 보면 나쁘지 않지만 트렌드가 하락하는 것이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은 성장을 이뤄낸 다음 일종의 병목현상에 도달하게 되고 병목을 파악한 다음 개혁해서 성장세를 회복하는 것인데 개혁 속도가 완화되니까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그래서 성장 전망이 소폭 감소했다. 청년 일자리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라밀로 부총재는 미래 일자리에 큰 영향을 줄 요인으로 '인공지능(AI) 자동화'를 지목하며 "AI로 현재 일자리의 많은 부분이 사라지고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필요한 개혁은 신생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계속 성장을 지원하고 전반적으로 교육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적용이 안 될 수 있지만 동아시아를 수치적으로 보면 14개국에서 10세 대상으로 문해력 시험을 보면 통과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미래 일자리는 이런 기본 스킬이 필요하기에 우려된다. 우리의 일은 이런 기초교육 격차를 메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 출신인 하라밀로 부총재는 지난달 15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콜롬비아 재무부 등을 거쳐 2002년 세계은행에 합류, 20년 이상 재직하며 남미·아프리카 등 각 지역 수십개국의 수백억 달러 규모 지원 사업을 관리한 지역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