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문화 마케팅을 넘어 기술 중심의 경영으로 방향을 확장하며 인공지능(AI) 플랫폼과 데이터 비즈니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슈퍼콘서트', '다빈치모텔' 등 국내 대표적인 문화 행사를 선보이며 문화 마케팅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정 부회장은 카드 브랜드를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하며 뚜렷한 차별화를 이끌어왔다. 그는 문화와 기술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발전시켜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어떤 금융사도 브랜드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고 AI만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이 같은 '균형 경영'은 현대카드가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제공했다. 고객에게는 '감성적 경험'과 '기술적 효율성'을 동시에 제공하고, 내부적으로도 브랜드 파워와 혁신 역량이 서로를 보완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감성적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스미토모 미쓰이카드(SMCC)와의 유니버스 수출 계약은 한국 금융업계에서 '업의 전환(transformation)'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유니버스는 고객의 소비 데이터를 태그 단위로 구조화해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초개인화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현대카드가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이다. 단일 소프트웨어 계약으로는 국내 사상 최대 수출 사례를 기록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다음 엔진은 AI다"라고 강조하며 유니버스를 거대 언어 모델(LLM) 수준으로 기술을 고도화해 전사적으로 사용할 계획을 언급했다. 유니버스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확장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또 다른 한 축인 문화 사업도 매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5회째를 맞은 현대카드의 대표 문화 행사 '다빈치모텔'은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큰 호응을 얻었다.
시선을 사로잡는 K팝 무대를 비롯해 현대카드가 엄선한 교육 콘텐츠, 예술·패션·미스터리 체험 등 다채로운 요소를 하나의 축제 안에 녹여냈다. 글로벌 라인업을 대폭 강화해 장르의 스펙트럼을 넓혔으며 지역 상권과의 연계를 통해 상생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또 티켓이 없는 사람들도 현대카드가 마련한 무료 워크인 프로그램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즐길 수 있어 긍정적인 호응을 얻었다.
정 부회장이 쌓아온 문화 마케팅의 경험들이 다빈치모텔이라는 융복합 페스티벌로 응축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카드가 단순 공연이나 전시를 넘어 예술,학문, 비즈니스가 융합되는 장을 만들고 금융을 넘어 하나의 플랫폼을 창조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