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규모와 건수 면에서 전분기 대비 뚜렷하게 증가한 가운데 기관과 개인 모두 선별 강도를 높이면서 수요예측과 청약 경쟁률은 소폭 둔화했다. 그럼에도 상장 첫날과 종가 수익률이 견조한 흐름을 보인 만큼 4분기에는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 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규 상장 기업은 총 25개사로, 공모금액은 약 1조1857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 분기 대비 56.3%, 214.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코스닥 상장이 전분기보다 53.3% 늘면서 공모 규모 확대를 이끌었다.
투자 열기는 다소 차분해졌다. 분기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직전 분기 1077대 1에서 787대 1로 낮아졌고, 청약 경쟁률도 1206대 1에서 989대 1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공모가 상단(초과 포함) 비중은 92.9%에 달했다.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선별은 더 까다롭게 하되 값어치가 확실한 딜에는 상단 가격도 수용하는 모습으로, 시장 양극화가 커지면서 가격 민감도도 높아진 흐름이다.
성과는 양호했다. 그중에서도 의무보유확약(락업) 비율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수익률이 두드러지며 제도 개편 효과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3분기 공모주들의 공모가 대비 시가 수익률 평균은 +71.5%, 종가 수익률은 +51.6%였다. 3분기까지 수요예측일 기준 의무보유 비율이 가장 높았던 대한조선(56.9%)은 상장일 시가 수익률이 78%를 기록했고, 뒤를 이은 삼양컴텍(48.4%)은 시가 기준 +108%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였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모 규모가 큰 종목도 있었지만, 7월 이후 공모주 의무보유확약 비율 강화 제도 개편의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분기 공모주 시장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데다 자금 환경이 뒷받침되며 흥행 연속성에 힘이 실린다. 공모주 시장 유동성 지표인 투자자예탁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9월 말 기준 각각 76조5000억 원, 93조5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중소형 위주 북빌딩이 몰리면서 옥석 가리기는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10~11월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만 △노타 △비츠로넥스텍 △이노테크 △세나테크놀로지 △큐리오시스 △더핑크퐁컴퍼니 등 13곳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