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기술 패권 경쟁이 다시 불붙으며 글로벌 관세 분쟁이 재점화됐다.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공급망 불안 속에서도 각국의 AI 투자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반도체·2차전지 등 기술 산업은 상향, 자동차·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하향 조정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이경수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 =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종별 실적 추정치의 상향·하향 조정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의 2025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78조1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한 달 전 대비 2.1% 증가하며 이익 추정치가 개선세를 유지했다. 연간 기준(2025년 예상 영업이익 287조 원)으로도 1개월 전 대비 1.2% 증가하며 국내 이익 추정치 상향 흐름이 견고하다는 평가다.
업종별로는 건자재, 디스플레이, 반도체, 이차전지, 상사 부문에서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됐다. 반면 항공, 해운, 철강, 섬유의복, 기술하드웨어, 화장품, 자동차 업종은 하향 조정됐다.
주요 대형주 가운데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한화오션, 현대로템의 실적 전망이 상향됐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차, 두산에너빌리티, 기아, POSCO홀딩스, HMM 등은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 관세 분쟁이 재점화됐다. 지난 5개월여 동안의 양국 협상 노력이 물거품이 된 만큼 주식시장에 단기 충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의 근본 원인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기술 패권 경쟁에 있다. 공급망 균열과 교역 둔화 우려가 커질수록 AI 투자를 통한 내수 경기 부양 경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 고용은 둔화되고 있지만 투자는 활발하다. 이례적이다. AI 덕분에 생산성이 좋아지고 있거나, 데이터 센터 투자가 경기 둔화를 상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투자는 미국에 비해 활발하지 않다. 그러나 전망이 어둡지 않다. 투자에 1년 선행하는 교역 조건이 개선되고 있다. 국내 투자와 기업 실적 전망은 올해보다 내년에 밝아질 가능성이 크다. 교역 조건 측면에서 반도체 장비, 건설 장비 등 테크(Tech)와 산업재 산업에 대한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
주식시장 입장에서 9월 이후 급등했던 반도체 등 테크(Tech)에 대한 관심이 식을 것이나, 끝은 아닐 것이다.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실적 대비 주가 반응이 미미했던 건설, 호텔·레저, 유틸리티 업종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