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선대회장 22조 추월 가시권

국내 주식부자 1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재산이 사상 처음으로 20조 원을 돌파했다. 이건희 선대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은 이후 첫 ‘20조 클럽’ 진입이다.
10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등 7개 상장사 지분 가치는 총 20조7178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11조9099억 원이던 평가액이 불과 9개월 만에 74% 급등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29일 만에 주식재산이 45% 늘었다.
이 회장의 보유 종목 중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 지분 평가액은 9조1959억 원으로, 6월 4일(5조6305억 원) 대비 63.3% 뛰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5만7800원에서 9만4400원으로 오르며 이 회장의 자산을 3조5000억 원 이상 끌어올렸다.
삼성물산 지분도 5조3462억 원에서 6조8607억 원으로 28.3% 상승했고, 삼성생명은 2조2716억 원에서 3조3407억 원으로 47.1% 급등했다. 삼성SDS 역시 9453억 원에서 1조2066억 원으로 1조 원대를 회복했다.
이 회장의 주식재산이 20조 원을 넘은 것은 이건희 회장 타계 직후(2021년 4월 말 15조6167억 원)보다 5조 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고(故) 이건희 회장이 2020년 12월 기록한 국내 개인 최고 주식평가액(22조1542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커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재용 회장이 선대의 기록을 뛰어넘으려면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등 주요 계열사 주가와 함께 삼성전자 보통주가 11만~12만 원까지 올라야 한다”며 “반도체 사이클과 AI 투자 흐름이 이어진다면 충분히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주식가치 급등은 최근 글로벌 반도체 랠리와 맞물린 결과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반도체 르네상스’ 기조가 이어지며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주가가 동반 급등했다. 이달 초 오픈AI 샘 올트먼 CEO 방한과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AI 낙관론’ 발언 등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CXO연구소는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 20조 원 돌파는 삼성그룹의 기업가치 회복뿐 아니라 한국 주식시장의 신뢰 회복을 상징하는 의미 있는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