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손실 피할 방어선으로 장기투자 기반 마련”
“‘안전·성장·배당’ 3축 분산투자…위기에 진가 발휘”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1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키움투자자산운용 ETF 라인업에만 투자하면 시장 변동성과 관계없이 수익성은 높이고 손실 가능성은 줄일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2006년부터 ETF 업무에 뛰어든 이 본부장은 올해 ETF와 동행한 지 20년째를 맞았다. 채권형 ETF도 없이 국내 대표지수와 주식형 ETF만 상장돼 있던 시절부터 그는 ‘ETF는 잘 될 수밖에 없는 상품’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 ETF가 투자자에게 가장 이득이 될 만한 구조를 지닌 간접투자 상품 중 하나라는 판단에서였다.
자산운용사가 연구·개발해 내놓은 ETF를 투자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자 시장에 만연하던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신속한 매매와 저렴한 수수료는 거래 편의성과 수익을 높였다. 이 본부장은 “미국 유학 시절 한국 ETF 시장보다 10년가량 앞서 있는 미국을 보며 개인이 헤지펀드 없이 ETF만으로 모든 투자를 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변동장이 찾아와도 꾸준히 보유할 수 있는 상품이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봤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통해 극심한 변동성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패시브 상품 이점을 눈여겨보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6개월간 국내 전체 ETF에 들어온 자금 중 3분의 1이 대표지수로 향했다”며 “대표지수, 월배당과 같은 상품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웬만해서는 팔지 않고 있으며 이는 장기투자가 고착화한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판단은 이 본부장이 키움투자자산운용에 몸담은 뒤 ‘프로텍티브 풋 ETF’를 가장 먼저 선보인 배경이기도 하다. 그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거쳐 국내 최초 커버드콜 ETF 상장을 주도한 데 이어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세계 최초로 프로텍티브 풋 ETF를 출시했다. 기초자산과 풋옵션 매수 전략을 활용한 ‘KIWOOM 미국테크100월간목표헤지액티브’에 대해 이 본부장은 “안전을 최우선시하며 적절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극단적 손실’을 겪을 때 가장 실망하는 만큼 시장을 뒤흔드는 충격에 대비한 피난처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실제 최근 시장에서는 ‘금과옥조’로 여겨지던 현상이 흐릿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이 대표적이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것과 반대로 미국채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며 미국 증시 흐름과 연동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본부장은 “안전자산이라고 여겨지던 채권조차 리스크 컨트롤이 완전히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하고, 구조적으로 확실히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썼다”며 “옵션 이론에 따라 위기가 감지되면 기초자산으로 추종하는 주식을 모두 팔아 리스크를 전면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향성에는 ‘투자에는 플랜B가 있어야 한다’는 이 본부장의 투자 철학도 반영됐다. 그는 “우리가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보험을 들 듯 투자는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를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블랙스완’(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전혀 예상치 못한 위험의 습격)이 왔을 때 안전자산으로 손실을 막으면 다시 자산을 축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금융의 진가는 위기에서 투자자에게 우산을 씌워줄 수 있느냐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안전자산을 챙긴 뒤에는 ‘성장성’과 ‘배당’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에 대비할 발판은 그 자체로도 방어선이 되지만, 한층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성을 추구할 교두보로서도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이 본부장의 이런 원칙에 따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프로텍티브 풋 ETF 이후 한국·미국 고배당주와 인공지능(AI) 기술주를 결합한 ‘KIWOOM 한국고배당&미국AI테크’와 ‘KIWOOM 미국고배당&AI테크’를 상장했다.
이 본부장은 “배당주에는 배당주 함정이, 성장주는 성장주 리스크가 있어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적정 수준의 배당과 성장을 동시에 취하면서도 위험 관리가 되는 상품으로 설계했다”고 짚었다. 이어 “AI 테크가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긍정적이지만 일시적 급락장을 맞이할 수 있기에 각국 배당주와 성장주 비중을 7대 3으로 가져가되 월별로 리밸런싱한다”고 부연했다.
이 본부장은 자산운용업계 후발주자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지난해 리브랜딩 이후 ‘분산투자의 묘’를 살려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투자자들에게 ‘반려 ETF’를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ETF 아이디어를 모색하는 이유다. 이 본부장은 “누군가의 반려자가 되려면 시간을 갖고 신뢰를 쌓아야 하듯, 투자자들이 KIWOOM ETF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좋은 경험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성장하는 관계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저성장기에 접어들며 투자가 자연스럽게 자산 축적 수단으로 떠올랐지만, 생업이 따로 있어 투자를 부업으로 삼으신 분들은 정교한 포트폴리오를 짜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며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언제든 투자할 수 있고, 오랫동안 가져가도 불편함이 없도록 정교히 설계된 지속 가능한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