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초소형 위성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이하 나라스페이스)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코스닥 상장을 본격화했다.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위성 본체부터 운용, 데이터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상위 밸류체인을 갖춘 만큼, 상장에 성공할 경우 후발 위성 데이터·지상국·분석 서비스 기업들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평가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나라스페이스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3100~1만6500원, 총 공모주식수는 172만 주다. 총 공모 예정 금액은 225억~284억 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509억~1900억 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2015년 설립된 나라스페이스는 국내 초소형 위성 제조 1세대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국내 다수 기업이 위성 제작이나 운용, 데이터 처리 가운데 일부 영역에만 집중하는 것과 달리, 나라스페이스는 위성 제작부터 운용, 데이터 처리·분석 및 플랫폼 제공까지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해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 또 자체 보유 위성을 통해 원천 영상의 1차 소유자이자 공급자로서 위성 영상 데이터 접근성을 확보했으며, 이를 활용해 다양한 상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큰 특장점은 '스페이스 헤리티지(Space Heritage·우주 환경에서 검증된 이력)'다. 첫 상업 위성 '옵저버 1A'가 2023년 말 임무 수행에 성공하면서 16U(유닛) 기준 세계 7번째, 제조사 기준 세계 5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자체 개발한 온보드 컴퓨터(OBC)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보고서 등재 이력도 갖는다. 나라스페이스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11~50kg급에서 ‘상업적 활용이 가능한 수준’의 영상 데이터를 실제 확보한 국내 유일 사례"임을 강조하고 있다. 즉 단순 하드웨어 납품을 넘어 데이터·분석 서비스로 반복 매출을 만들 수 있는 토대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재무구조는 개선세다. 지난 4월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보통주 전환으로 유동성 지표는 개선되고 부채 부담은 완화됐다. 다만 손익은 아직 적자 국면으로, 회사는 기술특례 트랙을 통해 상장에 나선다. 상장 후에는 자사 위성으로 수집한 지구 관측 정보를 바탕으로 △해양 선박 모니터링, △기상 예측, △재해 감시 등의 우주 기반 데이터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공모 자금은 △실시간 지구 모니터링용 위성군 생산·운용, △우주영역인식(SDA)·저궤도 통신·PNT(Positioning·Navigation·Timing) 등 차세대 초소형위성 발사 및 우주검증, 극한 기후 대응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개발, 위성 대량생산 인프라 확충 등에 투입해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생태계 확산을 앞당긴다는 포부다.
IB업계 관계자는 "그간 한국 우주 산업은 정부 과제 중심 생태계였지만 최근 민간 기술 기업과 공모 시장, 투자자가 직접 연결되는 자본 선순환 구조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며 "국내에서도 우주 산업 투자 저변이 한층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