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요구대로 3500억 달러 투자 시 금융위기
구금사태, 양국 동맹 훼손하지 않아
북핵 동결, 트럼프와 김정은 합의하면 수용”
김정은 “한국과 마주할 일 없어”

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자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3500억 달러(약 490조 원)를 현금으로 투자하게 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 때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세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능한 한 조속히 이 불안정한 상황을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 스와프는 상대국에 자국 화폐를 맡긴 다음 사전에 정한 환율로 상대국의 통화를 빌려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역합의와 관련해 후속 협의를 하던 당시 우리 측이 미국에 요구했지만, 미국에서 난색을 보였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구체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4일 발생한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그는 “당연히 한국인들이 노동자들에 대한 가혹한 처우에 분노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일이 양국 동맹을 훼손하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핵에 대한 입장도 꺼냈다. 그는 “북한은 매년 15~20개의 핵무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임시 비상조치로서 북핵 동결은 실현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는 데는 분명한 이점이 있다고 믿는다”며 “관건은 우리가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해 무익한 시도를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중 일부를 달성할 것인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결에 합의하면 수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과의 인터뷰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에 앞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23일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민주주의 한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비핵화는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그는 “단언하건대 우리에겐 비핵화라는 것이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핵을 포기시키고 무장해제시킨 다음 미국이 무슨 일을 하는가에 대해선 세상이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마주 앉을 일 없고 그 무엇도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절 상대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한다”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