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국보’ 흥행에 이상일(51) 감독이 소감을 전했다.
21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는 영화 ‘국보’ 초청 기념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재일교포 3세 이상일 감독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 감독은 “가부키는 극장이 아니라 현장에서 봐야 한다는 인식이 있고, 러닝타임이 3시간이라 흥행을 예상하긴 어려웠다”라며 “가부키가 일본인에게 익숙하지만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 관객들도 발견하는 자리가 됐을 것”이라고 흥행의 이유를 짐작했다.
‘국보’는 야쿠자 집안 출신 소년이 가부키의 ‘온나가타’(여성 역할을 연기하는 남성 배우)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으며 일본에서 크게 흥행했다. 개봉 102일 만인 지난 15일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 것.
12억엔(약 113억원)의 제작비가 투자된 ‘국보’는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 약 142억엔(약 14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역대 흥행작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2003년 개봉한 ‘춤추는 대수사선 극장판2-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173억엔)이다.
특히 이 감독은 “학생 때 인상 깊게 본 천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패왕별희’가 ‘국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건 아니지만 제가 그 영화를 봤을 때 충격이 분명 제 영화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장국영이 출연한 영화 ‘패왕별희’ 역시 중국의 경극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주인공이 극의 여자 역할인 ‘단’을 연기한다는 점, 예술가로서의 삶과 개인의 삶이 교차하며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을 보였다.
이 감독은 흥행 관련 질문에 “잘 모르겠다. 여러분이 분석해달라”라며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 영화인들이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영화인으로서의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상일 감독은 재일교포 3세로 일본영화학교에서 공부를 마친 뒤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5년 개봉한 영화 ‘69 식스티 나인’을 시작으로 ‘스크랩 헤븐’, ‘용서받지 못한 자’, ‘분노’, ‘유랑의 달’ 등 수많은 영화를 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