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성중공업이 미국에서 대규모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기업이 변압기부터 차단기, 리액터 등 '풀 패키지'를 공급한 건 최초다.
효성중공업은 미 최대 송전망 운영사로부터 765kV 초고압변압기 및 리액터 29대, 800kV 초고압차단기 24대 등 2000억 원 이상을 수주했다고 19일 밝혔다.
해당 전력기기는 미국 남부 및 동부 지역에서 새롭게 추진되는 765kV 송전망 구축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미국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가, 전기차 확산 등으로 전력 수요가 향후 10년간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효과적인 전력망 확충 방안으로 765kV 송전망이 떠오르고 있다. 기존 365kV나 500kV 대비 송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고, 한 번에 대용량 전력을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다.
765kV 초고압변압기는 전 세계 10여 개 회사만 생산할 수 있을 만큼 설계 난도가 높으며, 고전압 절연 기술과 까다로운 시험·검증 과정이 필수적이다. 효성중공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765kV 변압기 생산능력을 보유한 국내 창원공장과 동일한 품질관리 노하우 및 기술력을 미국 멤피스 공장에도 도입해 현지 생산 능력을 끌어올렸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해당 제품을 설계·생산할 수 있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변압기의 절반 가까이 공급했으며, 2010년대 초부터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특히 765kV 초고압 송전망에 필요한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차단기 등 주요 전력기기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꼽힌다.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는 “효성중공업은 초고압변압기 뿐만 아니라 차단기, 스태콤(STATCOM) 등 다양한 전력 설비를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미국 765kV 송전망 사업에서 독보적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미국 멤피스 공장에 현재까지 총 1억5000만 달러(약 2071억 원) 이상을 투자하며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2026년까지 시험 및 생산 설비도 증설하고 있으며, 증설이 완료되면 멤피스 공장의 생산능력은 현재 대비 두 배로 늘어난다.
조 회장은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고객들의 요구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AI 산업의 핵심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