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희토류 확보에 국가적 총력 기울여야

입력 2025-09-1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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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기 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한국방위산업연구소장

첨단기술과 자원광물 확보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시대다. 종래의 물리적 위협에서 벗어나 신흥안보(Emerging Security) 또는 포괄안보 등으로 불리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위협이 대두되고 있다. 첨단기술로부터 자원, 에너지, 기후, 식량, 바이오, 사이버 영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가 실질적인 국가적 차원의 안보 위협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8월 27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이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영구자석(Rare Earth Permanent Magnets)’을 중요하게 언급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세계 희토류 영구자석 공급망은 채굴과 정제 및 분리, 생산 전 과정에서 절대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역시 지난해 사용한 희토류 중 80%를 수입했는데, 이 중 70%가 중국산일 정도다.

中, 자원광물 무기화로 공급망 장악

희토류(Rare Earths)는 말 그대로 ‘희귀한 흙’을 뜻하는데, 반도체 등 다양한 첨단기술과 산업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17가지 원소를 지칭한다. 대부분 희토류는 자연 상태에서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지만, 순수한 형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드문 데다 분리 및 추출과정도 위험하기 때문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 추출에서부터 정련 분야까지 대부분 독점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61%, 가공 분야 약 9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 중이다. 이른바 ‘총성 없는 글로벌 자원 전쟁’에서 이미 중국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중국의 경제 개혁을 총괄했던 지도자 덩샤오핑은 1992년 내몽골 자치구를 방문했을 당시에 “중동에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30여 년 전부터 중국 정부는 희토류를 중요한 전략 자원으로 인식하면서 ‘희토류 무기화’에 성공했다.

국내 산업 전 분야에도 희토류 확보 쇼크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방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도무기의 조종면을 움직이는 구동장치로 액추에이터(Actuator), 전투기와 함정의 전기추진 및 발전기 , AESA 레이더 마이크로파 부품 등까지 네오디뮴(Nd), 사마륨(Sm), 디스프로슘(Dy), 터븀(Tb), 이트륨(Y)에 묶여 있다.

K-방산도 희토류에 ‘발목’…대비책 시급

국내 방산기업을 대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전 및 전기추진 장치, 한화시스템은 AESA 레이다, 한화오션은 통합 전기추진, LIG넥스원은 유도무기 구동장치와 수중 음파탐지,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구동장치와 짐벌 모터(Gimbal Mortor)라는 부품 등이 모두 희토류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있다. 국내 방위산업에서 무기체계 생산 및 제조 공급망의 어느 한 단계만 막혀도 흔들릴 수 있다는 구조적 취약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희토류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은 단순히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와 직결된 심각한 사안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 민간 차원의 대응을 넘어 국가적인 차원에서 총력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희토류 공급망 확대와 재고 비축량 확보 및 정제 기술력을 높이고,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을 개발하는 등 중장기 전략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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