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 이 희소 광물을 둘러싼 공급망 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의존도를 벗어나려는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희토류 공급망의 취약성을 경험한 미국이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관련 기업들이 ‘진정한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SK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희토류 공급망은 중국의 무기화 가능성 때문에 여전히 불안정하다. 이는 테슬라의 로봇 생산 지연이나 포드 자동차 공장의 일시 중단 사태에서 확인되었듯, 첨단 제조업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다. 희토류의 핵심인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전기차 모터, 풍력 터빈 등에 필수적이지만, 아직까지 중국의 시장 지배력은 막강하다.
하지만 이러한 리스크는 역설적으로 ‘탈중국’을 주도하는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유일한 희토류 광산 기업인 MP 머티리얼스(MP materials)다. 미국 정부가 국방 안보 차원에서 MP 머티리얼스에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이 회사의 주가는 급등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단순한 광산 개발을 넘어 희토류의 채굴-정제-분리-제품화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내재화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희토류 자원 확보의 또 다른 축은 바로 재활용 기술이다. 폐기된 전자제품이나 배터리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기술은 새로운 광산 개발 못지않게 중요하다. 자원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관련 연구와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희토류 관련 투자에 있어, 단순히 광물을 채굴하는 기업을 넘어 핵심 기술을 보유하거나 공급망 다각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기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희토류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전 세계적인 노력 속에서, 기술력과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은 기업들이 희토류 전쟁의 진정한 승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K증권은 이러한 관점에서 수혜 기업으로 LS에코에너지와 제이에스링크를 꼽았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에서 희토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현지 광산업체로부터 희토류 산화물을 공급받고 환원 공정을 거쳐서 희토류 금속을 판매할 계획”이라며 “제이에스링크는 한국, 말레이시아, 미국에서 영구자석 생산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호주의 희토류 광산업체인 라이너스(Lynas)로부터 원재료를 공급받는데, 이들로부터 안정적으로 중희토류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