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반도체주 급등에 ‘훈풍’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쓴 11일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은 반도체와 방산 관련주를 대거 쓸어 담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관은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를 406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2993억 원)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큰 손’의 반도체 대장주 쇼핑에 KRX 반도체지수는 1.02% 상승했다. 이달 들어 7만 원 선 지키기도 힘겨워하던 삼성전자(1.10%)는 7만3000원을 넘겼고 SK하이닉스(0.99%)도 ‘30만닉스’를 회복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상반기 주도주인 조선과 방산도 모았다. 기관은 한화오션(834억 원), LIG넥스원(253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9억 원) 등을, 외국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995억 원), 한국항공우주(479억 원), 현대로템(381억 원) 등을 각각 선택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국내 대형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며 지수 전반에 상승 탄력을 가했다.
특히 반도체주의 경우 1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급등하며 훈풍이 불었다. 오라클은 잔여 성과 의무(RPO)가 45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59% 폭증했다는 소식의 영향을 받아 36% 치솟았다. 엔비디아(3.8%), 브로드컴(9.7%) 등도 동반 상승하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2.4% 뛰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은 나흘 연속 코스피를 동반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 지지하고 있다”며 “코스피 강세 주역인 반도체주도 순항했으며 엔비디아 주요 고객사로 알려진 오라클 호재에 SK하이닉스는 8거래일 연속 랠리를 펼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개인은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냈다. 특히 삼성전자(-4431억 원), SK하이닉스(-2102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98억 원), 한국항공우주(-454억 원) 등 반도체, 방산 종목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판 물량을 기관과 외국인이 흡수하며 ‘손바뀜’ 현상이 나타났다.
증권가는 정책 모멘텀으로 급등한 국내 증시가 실적 개선 여부와 수급 흐름을 살피는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특정 업종에 집중되는 만큼 업종별, 종목별 차별화가 강해질 수 있다”며 “실적 기대감과 수급이 동시에 모이는 업종에 집중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