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이시바 시게루 총리 사임 이후 차기 총리 선출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총리 교체와 관계없이 일본의 재정은 확장적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왔다.
11일 DB증권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모두 과반을 잃은 상황이라, 야당 협조 없이는 재정 입법이 불가능하다"며 "야당인 국민민주당, 일본유신회 등은 소비세 인하 같은 재정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여당도 일부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자민당은 오는 10월 초순 새 총재를 뽑는 절차에 돌입하며, 사실상 이 총재가 연정 교섭을 통해 총리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평가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원은 "자민당이 중·참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은 상황이라 야당 연합 총리 배출 가능성도 이론상 존재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오를 공산이 크다"며 "현재 여론과 베팅 시장을 감안하면 고이즈미-다카이치의 양자대결로 압축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의 부상에 주목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의 계파 출신으로 적극적인 재정 확대와 통화 완화를 지지하는 인물이다. 박 연구원은 "다카이치가 총재에 오를 경우 ‘아베노믹스 2.0’이라는 서사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며"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 주가 강세가 동반되는 ‘다카이치 트레이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방향도 변수다. 실질임금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서비스 물가도 꾸준히 오르면서, BOJ는 이르면 10월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확장 재정 기조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지만, 다카이치가 당선될 경우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이 더해져 금리인상 기대가 낮아지고, 장기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와 높은 금리 변동성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