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엔 미담, 2025년은 논란…김대범 '좋아요' 공약 [해시태그]

입력 2025-09-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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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김대범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김대범 인스타그램 캡처)


“선한 영향력 좋아요” vs “앵벌이 수단으로 사용”

9년 만에 너무나 달라진 같은 공약, 다른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개그맨 김대범이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좋아요 100개만 넘으면 경비실 전자레인지를 교체해드립니다”라는 공약글을 올렸는데요. 경비원이 환하게 웃으며 손글씨 메시지를 든 사진도 함께였죠. 게시물이 올라오자마자 100개 이상의 ‘좋아요’가 달렸고 약속대로 낡은 전자레인지는 대기업 새 제품으로 교체됐습니다.

하지만 반응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는데요. ‘훈훈 모드’가 아닌 비난의 댓글이 줄을 이었죠. 같은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같은 취지로 진행했는데도 2016년과 2025년의 사회적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출처=김대범 페이스북 캡처)
(출처=김대범 페이스북 캡처)


김대범의 ‘좋아요 공약’의 시작은 2016년이었습니다. 당시 페이스북에 “좋아요 15개가 넘으면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들께 따뜻한 밥을 대접하겠다”고 적었는데요. 15개는 금세 채워졌고 그는 약속대로 경비원들과 함께 식사하며 기념사진을 올렸죠.

이 단순한 이벤트는 훈훈한 미담으로 소비됐습니다. “좋아요 1억 개라도 누르겠다”는 댓글이 달렸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공약은 널리 알려야 한다”는 호응이 이어졌는데요. 같은 해 10월, 태풍 ‘차바’가 울산 지역을 강타했을 때는 “좋아요 공약을 실천한다”며 피해 복구 지원본부에 생수와 비상식량을 직접 전달했습니다. 거기다 그는 땀에 젖은 채 박스를 옮기며 “좋아요로 모인 마음을 현장에 전한다”고 인증샷까지 공개했죠. SNS 댓글에는 “이런 개그맨 처음 본다”, “개그보다 따뜻한 공약이 더 재밌다”는 반응이 달렸는데요.

국군의 날에는 장병들에게 치킨 200인분을 쏘기도 했죠. 군 생활 경험이 있는 이들은 “나라 지키느라 고생하는데 이런 응원은 큰 힘”이라며 반겼는데요. “개그맨 김대범, ‘착한 공약’으로 선행 이어가”라는 제목의 기사도 연이어 나왔습니다.


(출처=김대범 페이스북 캡처)
(출처=김대범 페이스북 캡처)


2017년에는 홀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며 버티던 미대생이자 자취생을 도왔는데요. “좋아요 1만 개가 넘으면 자취생을 돕겠다”는 공약에 무려 3만8000개의 ‘좋아요’가 달렸고 김대범은 직접 고시원에 찾아가 냉장고를 가득 채우고 청소까지 해줬습니다. 당시 사진은 “개그맨이 자취생의 삶을 바꿨다”는 훈훈한 기사로 이어졌는데요. 따뜻한 이야기가 쏟아지며 김대범은 개그콘서트 ‘마빡이’의 대빡이로 웃음을 줬던 개그맨에서, SNS를 통한 ‘선행 아이콘’으로 변신해 있었죠.


▲개그맨 김대범 (뉴시스)
▲개그맨 김대범 (뉴시스)


하지만 9년 뒤, 비슷한 방식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네티즌들이 지적한 부분은 3가지 정도입니다. 먼저 경비원의 얼굴을 노출한 부분이었죠. 경비원이 웃으며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사진은 자발적 협조로도 볼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SNS에서는 “동의 여부가 불분명하다”, “경비원을 선행 이벤트 도구로 삼았다”는 지적이 쏟아졌는데요. 기사에서도 “경비원의 얼굴을 팔아 좋아요를 구걸한다”는 뉘앙스가 강조됐습니다.

‘좋아요 100개가 넘으면 전자레인지를 교체한다’는 설정도 불편을 불렀는데요. “좋아요가 모자라면 경비원은 새 가전도 못 받느냐”는 비판을 받았죠. “조건부 선행”이라는 프레임에 “앵벌이식 구걸”이라는 표현까지 따라왔는데요. 전자레인지 가격도 문제가 됐습니다. “쿠팡에서 14만 원밖에 안 한다”, “8만 원짜리 물건 주고 생색낸다”는 댓글이 달렸죠.

이 모든 비난은 달리 생각하면 충분히 긍정적인 면으로도 볼 수 있었는데요. 김대범의 인스타그램에는 과거경비원에게 음식을 제공한 장면이 여럿 있었죠. 경비원과 충분한 친분이 있었다는 걸 미루어볼 수 있었는데요. 또 ‘좋아요 100개’는 단 몇 시간 만에 달성됐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장치였지만 단지 ‘조건’만 부각됐죠. 또 경비실에서 낡은 전자레인지를 새 제품으로 바꾼 건 실질적 개선이었는데요. 선행의 진정성이 단순히 금액으로 재단되며 ‘가성비 갑질’이 돼 버렸습니다.

하나 네티즌들에게 긍정적인 방면으로 비추지 못한 이유가 분명히 있겠죠. 왜 같은 행동이 다른 결과를 낳았을까요? 이유는 ‘시대의 변화’입니다.


▲개그맨 김대범 (뉴시스)
▲개그맨 김대범 (뉴시스)


2010년대 중반 SNS는 ‘좋아요’ 자체가 참여의 상징이었는데요.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버튼을 누르는 행위가 기부와 연결됐고 ‘좋아요가 쌓이면 공약을 이행한다’는 형식은 참신하게 읽혔죠. 2020년대 사회는 달라졌습니다. 약자 존중과 존엄성 보호가 화두로 떠올랐고 타인의 얼굴과 상황을 콘텐츠화하는 방식은 불편하게 비쳤는데요. 보여주기식 기부는 “선행은 조용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부딪혔습니다. 같은 이벤트가 시대적 감수성의 변화 속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얻게 된 거죠.

논란이 커지자 김대범은 댓글 기능을 제한했는데요. 그는 “이번 이벤트에 많은 분이 공감해주신 건 전국 곳곳의 경비원분들을 응원하는 마음”이라며 글을 남겼고 이내 게시물이 삭제됐습니다.

이번 김대범의 공약은 그야말로 엇갈린 평가 속 마무리가 됐는데요. “선행의 진정성은 의도에 있다”, “보여주기라도 선행은 선행”이라는 목소리의 옹호론. 이들은 실제로 김대범은 10년 가까이 꾸준히 이벤트를 이어왔고, 경비원·군인·자취생 등 다양한 대상을 도왔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대로 “조건부 선행은 불편하다”, “타인의 존엄을 전시하는 방식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설득력이 있는데요. 결국, 논쟁은 선행의 ‘방식’을 둘러싸고 갈렸죠.

2016년엔 미담이었고, 2025년엔 논란이 됐습니다. 선행 그 자체보다 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달라진 결과인데요. 김대범의 사례는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선행을 보여주는 방식, 타인의 존엄을 존중하는 방식, 그리고 SNS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부·공약 문화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답은 아직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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