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학년도 전국 과학고 입학 경쟁률이 최근 4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의대 진학에 불리한 과학고 대신 일반고를 택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전국 20개 과학고의 입학 원서 접수 현황에 따르면, 2026학년도 평균 경쟁률은 3.41대 1로 집계됐다. 이는 2023학년도(3.50대 1), 2024·2025학년도(각각 3.49대 1)에 이어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총 모집 인원 1642명에 대해 5602명이 지원했으며, 지원자 수는 전년보다 2.4% 줄었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과학고에서의 감소 폭이 컸다. 서울의 한성과고는 지난해 4.71대 1에서 올해 4.47대 1로, 세종과고는 4.01대 1에서 3.63대 1로 하락했다. 경기북과고는 경쟁률이 가장 높았지만, 전년(8.08대 1) 대비 소폭 하락한 7.76대 1을 기록했다.
지방권 과학고의 평균 경쟁률은 2.83대 1로, 전년(2.82대 1)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다수 학교가 2대 1을 간신히 넘기는 데 그쳤다. 전북과고는 1.95대 1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5월 원서 접수를 마감한 영재학교 7곳(총 8곳 중 정보공개 학교)의 평균 경쟁률도 5.72대 1로, 2022학년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과학고·영재학교 출신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할 경우 받게 되는 불이익이 경쟁률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이공계 인재 양성을 목표로 운영되기 때문에, 의·약학 계열 진학 시 장학금 환수, 생활기록부 불이익, 일반고 전출 권고 등의 제재가 따르게 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학고 지원자 감소는 의대 진학 시 불이익을 감안한 결과로 보인다”며 “특히 수도권에서 경쟁률 하락 폭이 두드러지는 점은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집중 현상이 지역 간에도 격차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